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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푸르덴셜생명 매각 4파전으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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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경영권을 놓고 KB금융그룹과 '빅3(한앤코·IMM·MBK)' 사모펀드가 4파전을 벌이게 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 중 대만 푸본금융그룹만 빠진 것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홀딩스(Prudential International Insurance Holdings Ltd)는 이날 푸르덴셜생명 매각을 위한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했다. KB금융그룹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포함됐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대만 푸본금융그룹만 제외됐다.

이번 거래 대상은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이며, 골드만삭스가 매각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푸르덴셜 본사는 엄격해진 현지 보험사 회계 기준을 따르기 위해 일부 국외 법인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시장을 30년 만에 떠나게 된다.

KB금융그룹은 생명보험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기부터 강한 인수 의지를 피력해 왔다. 현재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자산 규모는 각각 13위, 11위다. 두 곳이 합병하면 업계에서 다섯째로 많은 자산력을 갖추게 된다. 그룹 차원에선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다시 탈환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작년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자산 총계는 각각 545조원, 506조원이다. 2017년까지 리딩금융그룹은 KB금융이었으나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며 순위가 뒤바꼈다.

MBK파트너스는 보험사를 인수·매각한 경험이 있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신한지주에 2조2989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기업공개(IPO)로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며 회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기도 했다. IMM PE와 한앤컴퍼니는 수년 전부터 국내 생명보험업에 관심을 가지고 우량 매물을 계속해서 물색해 왔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불참했지만,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생명보험사가 없어 입찰 과정에 뒤늦게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입찰에 참여한 다수의 사모펀드 중 우리금융지주에 컨소시엄을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부적으로 결정만 내리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는 다음달 중순 이후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최소 2조원 수준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매각 시 적용된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감안하면, 푸르덴셜생명의 몸값은 1조5000억~3조원 사이로 추정된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몸값의 편차가 커지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KB금융그룹이 얼마를 써내느냐에 따라 거래규모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인 KB금융그룹이 사실상 이번 인수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KB의 제시 가격이 딜 사이즈와 거래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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