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우한 폐렴, 미중 무역합의 이행에 타격 줄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중국과 미국이 어렵게 합의한 1단계 무역 협정을 이행하는 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일보

류허(오른쪽)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현지 시각)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상품 가격과 전문가 전망을 통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 상품시장에서 거래된 콩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옥수수, 밀, 석유, 식물성 기름 가격도 급락 했다. 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가격이 하락한 상품들은 중국이 지난 15일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향후 2년간 2000억달러(약 231조원) 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던 주요 품목들이다. 중국은 농산물, 에너지 제품, 서비스, 완제품 4가지 품목을 미국으로부터 사기로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델리전스 유닛의 닉 마로 책임은 "중국은 우한 폐렴을 가장 중요한 정책 의제로 보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필연적으로 2등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으로 중국의 주요 항만과 수송망이 폐쇄되거나 교란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약속한 구매 계획을 이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봤다.

원자재·에너지 분야 분석기관인 싱가포르 스탠다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의 안드레이 아가피는 "일부 도시와 마을이 폐쇄 돼 사람 뿐 아니라 농산물의 이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도축장으로 가야 할 돼지 등도 제대로 운송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춘제 연휴를 30일에서 2월 2일까지 연장하면서 노동일수와 상품·서비스 거래가 줄어 산업생산,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28일 우한 폐렴으로 중국 내 아이폰 제조업체들이 올해 생산량을 10% 늘리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생산시설이 허난성, 광동성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타격을 입은 도시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신용정보기관인 코파스(Coface)의 아시아 태평양 담당 카를로스 카사노바 연구원은 "우한을 비롯해 폐쇄된 도시에 공급망을 둔 기업들은 충격이 클 것"이라며 "상품도 출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기고 지불 연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승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