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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산업생산과 소비동향

우한폐렴 후폭풍···韓주력산업, 中생산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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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전자 등 생산차질 장기화

국내 기업들 수익성 '빨간불'

살아나던 반도체 경기도 찬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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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자동차와 전자 등 국내 주력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공장의 생산 차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내수소비 침체까지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올해 들어 본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 경기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반도체 경기회복만 바라보는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관련기사 4·21면

29일 업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현대·기아자동차 중국 공장의 정상가동 여부가 춘제 이후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 70만대를 생산하는 기아차 옌청공장이 위치한 장쑤성이 춘제 연휴 이후에도 근로자의 복귀를 일주일 이상 연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 언론에서는 현대차 중국 5공장이 위치한 충칭시도 다음달 9일까지 조업 중단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충칭에는 연 30만대 생산 규모의 현대차 공장이 있다. 삼성전자 쑤저우 가전공장도 다음달 8일 자정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확산되며 공장 재가동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에 대비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사업장에서 대신 제품을 생산하거나 국내 광주사업장 등에서 재고를 조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쑤저우 반도체 패키징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지만 1분이라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수십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초긴장 모드’다.

우한 폐렴은 반도체 시황 회복에도 복병으로 등장했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내 수요 감소로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이나 거래처 주문 취소 같은 타격은 없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서버 및 스마트폰 교체수요 감소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다음달 D램 고정거래 가격 추이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가 경기선행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경기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한신·양철민·변수연기자 hspark@sedaily.com

‘우한폐렴’ 낸드·D램 수요에 직격탄···반도체 ‘낙관론’ 사그라드나

[우한폐렴-먹구름 드리운 반도체]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차질 불가피

화웨이 등 中기업은 신제품 미뤄

삼성·SK도 핵심시장 마비에 타격

내달 D램값 하락땐 올 시황도 잿빛

회복세 타던 업황에 찬물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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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화웨이는 다음달 11일부터 이틀간 중국 선전 본사에서 개최하려던 개발자콘퍼런스(HDC)를 최근 3월 말로 연기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대응 조치이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3월 말 개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글로벌 IT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면서 회복세를 타고 있는 반도체 업황 또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한 폐렴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수요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 내 애플 생산업체인 팍스콘 등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지며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와 D램 등의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장기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에서 겨우 벗어났던 중국 IT업체들이 다시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 무엇보다 화웨이가 개발자콘퍼런스 개최를 늦추는 등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신제품 및 신기술 공개가 당분간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수요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이번 바이러스의 발원지이자 국내 반도체 업계의 메인 시장인 중국 시장이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각종 공장 가동 중단 및 교통 통제 등으로 경제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BS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53%가량을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1월부터 3·4분기까지 삼성전자 매출의 24%, SK하이닉스 매출의 48%를 차지하는 한국의 주요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로 관련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 모두 중국 경기 악화에 따른 반도체 부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애플 등 일부 세트 업체의 제품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현지 스마트폰 부품업체 일부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영향으로 관련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주요 고객사라는 점에서 반도체 시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반도체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쉰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기준) 1개당 현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말 3.03달러에서 이달 22일 3.37달러로 3주 만에 10%가량 껑충 뛰었다. 반도체 현물 가격은 업황 측정의 가늠자인 반도체 고정가격의 선행지표로 이달 말 발표되는 반도체 고정가격 또한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

문제는 다음달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산업계 영향이 본격 반영될 다음달 D램 고정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올해 반도체 시황은 장담하기 힘들다. D램 가격은 지난 2018년 9월 1개당 8.1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2.81달러로 3분의1토막이 나며 메모리 반도체 업계 전체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일부 반도체 업체는 D램 반도체 생산라인 일부 변경 등으로 반도체 공급을 조절하고 있지만 수요 증가세가 다시금 주춤할 경우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이익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나 메르스 사태는 당시 안 좋았던 반도체 시황을 한 단계 더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이전과 달리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중국 춘제에 따른 연휴로 D램익스체인지의 현물 가격 공시가 일주일가량 중단됐다는 점에서 30일 공개되는 반도체 현물 가격이 다음달 고정가격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또한 당분간 실현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이달 23일(현지시간) 4·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총 1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투자 집행에 따른 신규 서버·PC용 중앙처리장치(CPU) 양산까지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인텔이 서버용 CPU인 ‘아이스레이크’를 출시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아마존 등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버 교체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출시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반도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반도체 구매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반도체 공장 가동 차질에 따른 공급 감소로 마이크론이나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만 전체적인 수요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우한폐렴에···기아차 옌청 공장 가동, 내달 10일로 연장

전자업계도 생산 차질에 촉각

국내 기업들은 중국 현지 당국의 근로자 복귀 연기 결정에 대해 대응하는 한편 대상 지역과 기한이 늘어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2일까지 근로자 복귀를 연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쑤저우시가 소재한 장쑤성 내의 기아차 옌청 공장의 재가동 시점을 다음 달 3일에서 10일로 한 차례 더 늦췄다. 상황 악화에 따른 자체 조치다. 모비스는 옌청과 이에 인접한 우시·상하이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충칭 공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의 사정권이라는 분석이다. 충칭은 허베이성 서쪽에 직접 접해 있는 도시이고, 현대차 충칭 공장에도 허베이성 출신 근로자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춘제에 고향을 찾았던 근로자들이 다음 달 2일까지 연장된 연휴 기간 이후에도 충칭으로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언론들은 충칭시 정부도 다음 달 9일까지 조업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쓰촨성 등으로 확산하면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 공장 가동도 불투명해진다.

연 7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기아차 옌청 공장의 재가동이 늦춰지면서 연 30만대를 생산하는 현대차 충칭 공장도 재가동이 연기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현지 판매 타격도 우려된다. 특히 충칭 공장의 경우 엔씨노·라페스타 전기차 등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친환경차를 생산하고 있어 시장 대응이 늦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자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쑤저우시를 비롯한 중국 내 국내 기업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나 인력 이동 제약 등의 문제로 생산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빚어질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후베이성과 인접한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지난해 말 추가 투자 뒤 장비 반입 일정 등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다소 거리가 있는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공장은 1·4분기 내 양산 준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현지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박한신·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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