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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美 대선 풍향계… 민주 샌더스 돌풍이냐, 바이든 대세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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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아이오와 코커스’ 개최… 누구를 선택할까 / ‘70대 후반 백인남성’ 양강 구도속 / 워런 의원·부티지지 시장 추격전 / 샌더스, 주도 디모인서 유세 행군 / 깜짝 등장 무어 감독 “샌더스 넘버 원” / 바이든, 대세론 유지 전력투구 / 패하더라도 ‘슈퍼 화요일’ 강세 관측 / 워런, 교외·부티지지는 시골 공략

세계일보

버니 샌더스.(왼쪽), 조 바이든. AFP 연합뉴스,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관문으로 통하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몰두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아이오와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주 초부터 아이오와 곳곳을 누비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민주당의 대선주자 ‘빅4’가 결전의 장소에 모두 집결,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둔 마지막 주말을 뜨겁게 달궜다.

인구 316만명의 아이오와주는 전당대회 대의원 수가 41명으로, 전체의 1% 미만이다. 하지만 대선 풍향계로 전체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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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군에선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경선 초기부터 선두를 유지하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면서 ‘70대 백인 남성’이라는 양강 구도가 구축되는 모양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아이오와주의 주도인 디모인에서 남쪽에 위치한 인디애놀라의 심슨칼리지에서 낮 유세를 마친 뒤 차로 2시간여를 내달려 디모인 동쪽 도시인 시더래피즈를 찾는 등 강행군을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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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관문으로 통하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이오와주의 시더래피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을 하고 있다. 시더래피즈=AP연합뉴스


오후 5시 문을 연 시더래피즈 유세장인 US셀룰라센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부모를 따라 나선 어린 학생들도 버니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버니를 외쳤다. 본 행사가 시작될 무렵 20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운집, 인디 밴드의 연주에 맞춰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버니 샌더스’ 펜던트로 치장한 자원 봉사자 딜런 힐리언은 “4년 전에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지만 올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버니를 돕고 있다”며 “버니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게 강점이다. 꼭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시더래피즈 유세장에 깜짝 등장한 마이클 무어 감독은 “2016년에도 버니를 지지했고, 역사를 다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이 선두로 나섰다면서 “버니 샌더스가 ‘넘버 원’”이라고 외쳤다. 무어 감독은 샌더스 의원의 일생을 열거한 뒤 “버니를 제외하곤 어떤 민주당 후보도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며 “‘트럼프의 길’은 쓰레기이고 잔인하지만 ‘버니의 길’은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스타 하원의원 일한 오마 등은 유세에 구원 등판해 샌더스 의원의 ‘급진주의자’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앞서 심슨칼리지 유세에서는 아내 제인 샌더스의 소개로 연단에 선 샌더스 의원이 공립대 학자금 무료 정책 등 대표적인 공약을 열거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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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주의 워털루시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을 하고 있다. 워털루=AP연합뉴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워털루를 비롯한 아이오와 곳곳에서 대세론 유지에 전력투구했다. 그는 CNN방송에 “아이오와는 예전만큼 중요한 지역이 아니다”라며 패배했을 때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초반 경선주에서 패배하더라도 그 뒤를 잇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14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하는 3월 ‘슈퍼 화요일’ 때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코커스가 임박하자 가장 효율적인 유세 동선을 그렸다. 1·2위를 뒤쫓는 진보 성향의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아이오와시티를 찾아 도시·교외 지역 유권자들을 공략했다.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과 4위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등은 시골 지역 방문에 집중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아이오와주를 1678개의 기초선거구로 나눠 코커스를 치른 결과를 취합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15%의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에게 표를 던진 당원들은 다른 지지 후보를 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골프 스윙을 하는 사진을 게재하고 “오늘 아침 살짝 연습했다”고 적었다. 공화당도 3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실시하지만, 이날 유세에 나선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디모인을 찾아 선거유세를 마치고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예약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나는 준비돼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디모인·시더래피즈=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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