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씨. 연합뉴스

이른바 ‘고유정 살인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피고인 고유정씨에게 의붓아들 사망에 대한 의문점을 캐물었다.

고씨는 “어떻게 죽었는지 모른다”라며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제주지법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피고인 고유정의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혐의에 대한 1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의붓아들 사건의 의문점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직접 증거 없는 사안에 대한 집중 심리로 의문 저점을 정리해 신중한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 매체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 심문에 앞서 “오늘 절차는 재판부에서 증거조사를 마친 이후에 의심이 들거나 피고인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들어보고 결론을 내는 것이 좋겠다”며 추가 심문 취지를 밝혔다.

이에 연둣빛 수의를 입고 나타난 고씨는 재판부에 두 손을 모아 인사했고 요청에 따라 증인석에 앉았다. 재판부는 미리 준비한 질문을 통해 피고인의 답변을 들었다.

재판부는 “(문자 메시지 대화에서)흐름상 나오지 않아도 될 이야기가 나온다. 현 남편의 잠버릇 언급은 매우 뜬금없다”라며 “왜 갑자기 잠버릇을 이야기했는지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고씨는 “상대가 차분해지면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이야기했다”라며 “뜬금없다는 부분은 현 남편의 기분이 풀렸다는 느낌이 들어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9월2일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의 2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고유정 탄 호송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제주=뉴시스

재판부가 의붓아들 사망 직후 고씨가 어머니와 통화에서 ‘영유아 돌연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자 고씨는 “제 기준에서는 남편이랑 자다가 아기가 죽었기 때문에 남편으로 인해 죽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그때 생각난 게 돌연사다. 아이를 키워봤기 때문에 아이들을 바닥에 재우기도 했었다. 어머니가 걱정하시기에 걱정을 덜어드리려고 그랬다”고 했다.

부부싸움을 하던 중 피해자를 청주에 데려와 달라 한 부분에 대해선 “얼굴 마주 보고 못했던 이야기를 문자로 한 것이다”라며 “나의 심리를 알아달라는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유산에 대한 불화로 살인을 계획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고씨는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씨(사망 당시 36세)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 시설 등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같은 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취침 중이던 의붓아들 등 뒤에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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