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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분양 위축·중동 공사차질…건설사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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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4일 충청남도 금산군에서 오픈한 삼호 `e편한세상 금산 센터하임` 견본주택에서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이 유닛 견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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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건설업계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게 됐다. 봄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견본주택을 준비하던 건설사들은 방문객 급감에, 한국인 입국 제한으로 해외 수주 현장 관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청약 인기는 여전히 높지만 지방 중소도시 등 비인기 지역의 청약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사업 위축이 불가피하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단기 급증한 대구에서는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미뤘다. 서한은 대구 중구에 분양 예정이던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 분양 일정을 3월 6일로 미뤘다. 건설사 측은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보면서 추가 연기 등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화성산업도 대구 남구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 견본주택 오픈 일정을 미뤘다. 금호건설 역시 대구 달성군 '다사역금호어울림센트럴' 견본주택 오픈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될 경우 일부 분양이 연기되고 착공이 늦어져 주거용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 외 지역에 견본주택을 연 분양 현장에서는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분양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권고나 건설사 자체 판단으로 사이버 견본주택이나 유튜브 개설로 '우회'하면서 대안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GS건설은 지난 21일 대구 '청라힐스자이'와 '과천제이드자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고 VR(가상현실) 카메라로 촬영한 아파트 내부 이미지 등을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소개하며 모객에 나섰다. 조회 수가 각각 2만건을 돌파해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향후 계약 단계다. 당첨자들에게 견본주택을 열고 직접 계약을 해야 할 상황이지만, 자칫 외부 활동에 제약을 받는 분양자가 늘어날 경우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2일 특별공급에 나서는 '속초 2차 아이파크'의 유튜브 견본주택과 사이버 견본주택을 동시에 열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 21일부터 속초 2차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운영 중인데 5년 전 1차 때보다 방문객은 70%가량 줄었지만 관련 유튜브 조회 수가 기존보다 10배 이상 뛰어서 청약 결과가 나쁘지 않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현장은 코로나19 확진자나 나올 경우 건설현장 폐쇄 등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속출한 대구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건설현장, 하도급 현장 등을 수시로 체크하며 외국인 투입 여부·확진자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감기 기운이라든지 조금만 이상해도 현장 투입은 하지 않도록 코로나19 예방에 맞춘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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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민간 건축공사장 3661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총 4만8164명에 달한다. 이 중 외국인 근로자는 8800명인데 절대 다수가 중국인(8011명)이다. 중국인 중 최근에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188명이고, 이 중 56.9%(107명)가 관리자 판단하에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여태껏 서울 건축공사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없다.

한편 해외에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을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85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배 급증한 것으로 지난해 최악의 수주 실적을 극복하고 올해 해외 수주 목표 300억달러 돌파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GS건설 관계자도 "바레인(한국인 입국 금지), 오만(입국 제한-격리) 두 군데 현장이 있는데, 국내에서 현지로 출장은 연기하고 있으며 현장의 직원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선희 기자 / 나현준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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