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확산]
우리軍 확진 하루만에 6명 늘어 13명, 부대 내 집단감염 초비상
대구 미군기지 가족 첫 확진… 美, 여행제한국에 한국 넣을 수도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구 캠프 워커의 매점을 방문한 61세 미군 가족이 우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한 미군은 "미군 가족이 우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통보했다"며 "미군 기지 내 매점을 두 차례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주한 미군은 이미 대구 미군기지로의 출장과 방문 등을 제한하고 있고, 기지 학교는 이달 20일부터 폐교한 상태다.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확진 판정으로 미군 가족 철수 등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 군에서는 이날 부대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자 등 6명이 추가돼 총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 7명의 2배 가까운 수치다. 부대 내 2차 감염은 대형 감염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장병·군무원 격리 인원은 7500여 명으로 만(萬) 단위에 근접했다. 격리 인원 중에는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했던 국방부 청사 직원 20여 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는 지금으로선 짐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예방 및 사후 강력 조치에 주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군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만 단위 격리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나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군에서 한번 전염병이 번지기 시작하면 일본 크루즈선과 같이 대규모로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 회의에서 "장병의 안전이 바로 위협받는 현실에서 군은 전쟁에 준하는 각오로 철통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박맹우 의원은 "육군 지침을 확인하니 1m 침상 거리를 기준으로 격리자를 함께 수용하라는 것이었고, 해군은 여건이 닿는 한 최대한 거리를 두라는 지침이었다. 공군은 그런 지침이 있는지 자료도 못 봤다"며 "이렇게 중구난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군 당국은 이날 야외 훈련을 전면 통제하고, 훈련 중인 부대는 최단 시간 내 원 주둔지로 복귀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최전방 부대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의 사태도 대비 중이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GOP(일반 전초)와 GP(소초), 해·강안 초소 등의 경계력 발휘 보장 대책을 강구하도록 관련 지침을 전군에 하달했다"고 밝혔다. 한 부대에서 1명 감염으로 모든 핵심 요원이 동시에 격리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근무 체계 분할 편성 등의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3월 예정됐던 한·미 연합 훈련 진행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비록 실내 지휘소 훈련 수준이지만 군의 대비 태세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는 평가다.
경찰에서는 이날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 동부경찰서 수사과 소속 경찰은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자진 신고하고 자가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수사과 직원 33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으며, 긴급 업무는 형사과에서 대신하도록 했다. 대구 성서경찰서 형사과 소속 경찰관은 18일부터 발열·기침 증세를 보이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시흥경찰서 경찰관 역시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됐다.
법원행정처도 이날 전국 법원에 휴정을 권고했다. 서울고법과 대구지법, 수원지법, 서울가정법원은 2주간 휴정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예정됐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 재판은 연기됐고, 27일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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