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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美 대선판 흔드는 우한 코로나…민주당 후보들 '트럼프 때리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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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전문가들은 미국이 준비가 부족하다고 경고한다. 위기관리는 마이클 블룸버그의 몫이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전역에 방송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대선 홍보 광고 가운데 한 대목이다. 블룸버그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긴급 기자 회견을 갖고 우한 코로나(코로나19)로부터 ‘미국은 안전하다’고 말하자, 다음날 곧바로 이를 반박하는 광고를 전국적으로 내보냈다.

우한 코로나가 세계적인 유행 조짐을 보이며 미국 본토에도 상륙할 기세를 보이자, 올해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 이슈로 우한 코로나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일주일 새 두 차례나 지역감염 우려를 제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역량에 의구심을 나타내자, 야당인 민주당 대통령 예비 후보들을 중심으로 거센 역공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블룸버그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트럼프 때리기’에 나섰다. 27일부터 전파를 탄 30초 짜리 동영상 광고를 보면 블룸버그는 본인이 뉴욕시장 재임시절 9·11이라는 대재앙에 맞서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대응했는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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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TV광고. /마이클 블룸버그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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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는 현장을 지휘하는 블룸버그의 이미지 뒤로 ‘그는 9.11사태 이후 미국 최대 도시를 안정시키고 재건했다. 철저한 보건관념과 위기관리능력으로 병원을 항시 준비된 상태로 정비했으며, 여전히 전염병 억제를 위한 최첨단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 흐른다.

마냥 ‘미국은 괜찮다. 미국이 제일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안이함을 부각하면서 본인은 이미 검증된 후보라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이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 법안을 공개했다. 워런이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남서부 불법 이민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추진 중인 국경 장벽 건설에 들어가는 돈을 우한 코로나 대응에 쓰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런은 "우한 코로나는 미국에 심각한 건강, 외교적, 경제적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의회는 이에 정면으로 맞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미움과 분열을 위해 세금을 쓰지 말고, 이 돈을 연방정부가 비상사태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앞서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는 미국 CDC의 예산을 깎고 국제기구를 축소하려 했다"고 공세를 폈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라면 중국에 전화해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할 것"이라며 중국에 미온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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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한 식당이 우한 코로나 우려로 텅 빈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안전하다’는 트윗이 TV를 통해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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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선두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지금은 기후변화 문제와 같이 국제적 협력을 요구하는 글로벌 위기상황"이라며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에 소홀한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우한 코로나가 미국 내에서 확산하는 정도에 따라 대통령 선거의 향방이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단지 현 행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대한 시험대라는 것.

특히 미국 내에서 우한 코로나로 인한 지역 감염이 실제로 벌어지고, 나아가 사망자까지 나올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뒷북 대응과 판단착오라는 격렬한 정치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특히 최근 우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주가 폭락은 ‘미국 경제를 다시 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최대 치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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