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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양낙규의 Defense Club'

[양낙규의 Defense Club]미 연합훈련, 한국 대신 일본 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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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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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과 일본이 연합훈련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미연합훈련은 연기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일본과는 연합훈련을 오히려 늘리고 있어 한미동맹 대신 미일동맹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 군당국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산에 이달 9일부터 진행하려 했던 연합훈련을 연기했다. 미측은 연합훈련이 군사 준비태세와 직결되므로 일정을 조정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 측은 국내 언론에서 미국이 훈련 연기를 제안했다고 보도하자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입장까지 발표하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미도 발표문을 통해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하였고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코로나19 상황을 공감하고 합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미연합훈련이 감염병으로 연기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미연합훈련은 1954년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실시된 포커스렌즈 연습이다. 감염병이 66년 역사의 한미연합훈련에 영향을 준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문제는 군 당국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전국 야외훈련을 전면 중지했다는 점이다. 군당국은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되는 대신에 대대급 소규모 연합훈련은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이마저 미지수다. 대대급 연합훈련은 당장 4월부터 진행된다. 한미는 연합기뢰전훈련, 연합구조전훈련, 연합잠수함 훈련, 연합대잠전 훈련, 대해상특수작전(MC-SOF) 등을 계획 중이다. 이어 한미 해병대는 전술제대급 야외기동훈련인 '케이맵'(KMEP) 훈련도 준비중이다. KMEP 훈련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 대대급 이하 부대가 포항 등에서 우리 해병대 부대와 함께 실시하는 연례 소부대 연합훈련 프로그램이다.


군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북한의 위협만 중시됐던 전통적인 안보 개념에서 테러, 사이버 위협, 코로나19와 같은 질병 등 비군사적인 위협 등 포괄적인 안보 개념으로 확대하고, 유형별로 군의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을 줄줄이 취소하면서도 미일연합훈련은 꾸준히 진행하기로 했다.


케빈 슈나이더 주일 미군사령관은 지난달 25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달성될 때까지 연합 합동군의 대비태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사령관은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조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미국과 일본 정부, 인도태평양사령부 지침을 연동해 철저한 방역 정책을 취하고 있고 현재 미국과 일본, 호주가 참가하는 코프 노스(Cope Northe) 훈련이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다양한 합동 훈련이 일본에서 조정 없이 실시됐고 계획된 연합훈련들을 중단 없이 지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일은 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미군과 일본 자위대, 호주군이 참가한 대규모 연례 합동 항공 군사훈련인 코프 노스 훈련을 실시했다. 참가 병력만 2000명, 항공기 1000여대다.


이밖에도 미일 연합훈련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미군과 최근 1년간 총 38회(연장일수 406일)의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2016년 훈련 횟수 26회(연장 일수 286일)와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한 셈이다. 2018년 이후 미일간 단독훈련도 진행됐다.


대표적인 훈련이 '킨 소드(Keen Sword)'로 명명된 실기동훈련이다. 이 훈련은 1985년부터 시작돼 매년 실기동과 지휘소 연습을 번갈아 가며 진행해왔다. 한미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과 비슷하다. 2018년에는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당시 일본 자위대원은 4만7000명, 함정 20척, 항공기 170기가, 미 측은 병력 1만 명과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을 비롯한 다수의 함정과 항공기를 파견함으로써 최대 규모로 진행했다.


2018년부터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일 연합훈련도 진행됐다. 공동 통합방공훈련이다. 이 훈련에 일본 측은 통합막료감부(통막), 육상자위대(육자대) 서부방면대, 해상자위대(해자대) 함대사령부, 항공자위대(항자대) 총대사령부 등이, 미국측은 요코스카 7함대사령부 등이 참가했다. 통제관은 일 통막 운용부장(중장)과 미 7함대사령관(중장)으로 편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정례 연합 훈련인 '미일 공동방면대 지휘소 연습'(일명 '야마 사쿠라')도 열렸다. 야마 사쿠라는 1982년 시작됐으며 육상자위대와 미 육군의 연합훈련으로 적이 일본 본토를 상륙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도심에서 벌어지는 게릴라전이나 테러 등에 대응하는 훈련이다.


육상자위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자위대는 육상막료감부, 육상총대, 동부방면대, 서부방면대, 교육훈련연구본부, 통합막료감부,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 등 약 5000명이, 미국 측에서는 태평양육군사령부와 주일미육군사령부, 제1군단, 제40보명사단, 제3해병기동전개부대 등 약 1600명이 참가한다.


올해 초에는 미일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동중국해는 미ㆍ중의 패권이 부딪치고,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가 위치한 곳이다. 민감한 지역에서 미일 공조가 극대화 됐다는 점을 과시한 셈이다. 이 훈련에는 미 해군의 최신형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6)과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함(CVN-75)과 상륙지휘함인 블루릿지함(LCC-19)이 참가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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