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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우한 코로나로 美 대선 선거유세 '빨간불'…"슈퍼 전파자 오면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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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 레이스가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창 불이 붙어야 할 고령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때문에 멈춰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칫 유세현장에 ‘슈퍼 전파자’가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행사를 취소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오는 10일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8일(현지 시각)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유세를 사랑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선거캠프 차원에서 (유세 관련 문제를) 미 전역 공중보건 관계자들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7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을 하다 군중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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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이 시작한 후 줄곧 1위를 달리던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3일 미 전역 14개 주에서 열린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민주당 대의원수 기준으로 바이든이 664명을 확보했고, 샌더스는 573명을 확보했으니 6개주에서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이 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샌더스의 최우선 과제다.

샌더스는 이를 의식한 듯 인터뷰에서 "(우한 코로나) 문제는 모든 조직과 모든 후보들이 감당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유세를 중지한다면 공화당 대선 후보가 확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까지 셋 다 유세를 멈춰야 한다는 것.

이들은 셋 모두 일흔을 넘긴 고령이다. 특히 샌더스와 바이든은 각각 78살과 77살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군중을 피하고 여행을 제한하도록 권고한 연령대에 해당한다

AP에 따르면 미국 대선 레이스 유력 후보가 등장하는 유세 현장에는 보통 수천명에 달하는 지지자와 군중이 모인다. 행사 지역이 지역 거점 도시인 경우가 많은 데다, 유명세가 높은 후보의 경우 해당 도시뿐 아니라 옆 도시나 다른 주에서도 지지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잠복기에 해당하는 슈퍼 전파자가 유세 현장을 찾을 경우, 미국 내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대선 후보 캠프는 ‘아직 지켜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한시가 바쁜 와중에 우한 코로나 사태로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선거 캠프의 팀 머토프 공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유세 일정을 준비가 끝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정상적으로 지지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제롬 아담스 미 연방 의무감은 미국인들이 우한 코로나 때문에 "삶을 멈출 수는 없다"며 궁극적으로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목적이지, 일상을 멈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활동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나보다도 적게 자고 나보다 건강하다"며 "70대 마라톤 주자가 30대보다 건강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 또한 이달 초 유세에서 ‘우한 코로나 때문에 유세에 참석하는 지지자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자 "나는 관중석을 채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우한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며 사망자가 21명, 감염자는 521명으로 늘었다. 특히 ‘정치 1번지’ 워싱턴DC에서도 7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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