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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EU수장, 난민 문제 최우선…"지속가능 해결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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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당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첫 대면

"브렉시트 협상, EU 지정학적 영향력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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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진 그리스-터키 국경에서의 난민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시리아와 리비아 난민들이 한꺼번에 유럽으로 몰려들어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기념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100일 전 임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많은 질문과 문제들이 있었다"면서 당시에는 EU와 터키가 맺은 이민 관련 합의가 논의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설 첫 주제로 이민 문제를 언급하면서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안에 비중을 둔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앞두고 같은 날 오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처음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만나 그리스-터키 국경의 이민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말 에르도안 대통령이 난민들의 유럽행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 양 수장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이후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솔직하게" 이뤄졌다면서도 "(논의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난민지원금 60억유로(약 8조1800억원) 제공 등을 포함한 EU와 터키의 합의 사항을 모두 들여다보고 평가하기로 했다. 그는 "양측이 2016년 (합의 내용에서) 빠트렸던 내용들을 채우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민 문제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며 사라지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깊은 딜레마' 속에 빠져있다"면서 "그리스와 터키간 국경에서 발생한 일은 EU의 외부 국경에 대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압박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시에 국경에 온 난민들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리스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상황과 EU 난민 문제를 결부시켜 정치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EU가 자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취임 초부터 이민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부활절인 다음달 12일 이후 이민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에 비해 EU는 현재 더 많은 준비가 돼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다만 충분한 수준까지는 아니다"면서 "취임 이후 첫 100일 내에 이민과 관련해 모든 27개 회원국과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협정 발표 준비가) 거의 다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EU 수장들을 만난 뒤 별도로 발언을 하진 않았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만나 유럽 국가들 중 시리아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서 나서는 나라가 하나도 없다면서 한가하게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NATO 동맹국들이 터키와의 연대를 분명히 보여줘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민 문제 외에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기후변화 문제 등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회원국과 협력,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한편 경제적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 문제, 코로나19 등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현재 EU 회원국간 논의가 시작된 7년 중장기 예산안 합의 및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럽은 디지털과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전환에 직면해 있다"면서 "일자리와 경제성장의 기회 차원에서 기후변화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와 관련해선 "EU는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면서 EU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강화해야한다고도 말했다. 독일 사상 최초 여성 국방부 장관이었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의회 인준을 거쳐 첫 여성 위원장이 된 뒤, 같은 해 12월 1일 임기를 시작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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