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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도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2008년에는 없었던 '바이러스'를 잡기 전에는 어떤 대책도 과거와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23일 오후 1시 2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1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279.6원에 거래 중이다.
600억달러 규모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효과로 급락했던 지난 20일 하락분(39.2원)을 상당 부분 되돌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8년 8월말 원/달러 환율은 1089원 수준이었다. 9월 15일 세계 4위 투자은행이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300억달러 규모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되기 직전인 2008년 10월 29일 원/달러 환율은 1427원까지 올랐다. 다음날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177원 하락했다.
이후 증시 폭락이 반복되면서 11월 24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13원까지 올랐지만,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금융위기 수습책이 나오면서 연말에는 1260원대까지 내려왔다.
이번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가 2008년에 비해 두 배 더 커졌지만, 정책 효과는 그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금융시장 부실 위험 제거와 충격 완화에 환율 안정의 성패가 달렸던 2008년 상황과 달리 지금은 싸울 대상이 '바이러스'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잡히지 않는 한 시장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라인이 열리지 않았다면 많이 힘들 수 있는 상황이어서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우리만 안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확산이 미국과 유럽에서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와야 (시장에 깔려있는) 공포심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윤 브이아이금융투자 연구원은 "위기의 주요인이 다르다는게 2008년과 다른 상황"이라며 "당시는 유동성을 공급해서 시스템을 안정시키면 실물이 돌아갈 수 있는 때"였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체결로) 일방향 쏠림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궁극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차단돼 실물경기 네트워크가 돌아갈 수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계약은 체결됐지만 아직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시장에 공급될지 정해지지 않아 효과를 분석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한은은 2008년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해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한 바 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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