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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겨울이 너무 따뜻해... 경기서 망고, 충남서 파파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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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 늘어나

지난 겨울 이례적인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에서 망고를, 충남에서 파파야를 키우는 등 아열대 작목을 기르는 면적이 늘고 있다. ‘아열대 작목’은 월 평균 기온 10도 이상인 기후에서 잘 자라는 과일과 채소로, 우리나라에서 기상청 기준 아열대 기후를 충족하는 지역은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에 불과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전국 도원 및 시군 센터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망고, 바나나, 용과 등 아열대 채소와 과수 23종을 재배하는 농가가 1673곳으로 면적이 406㏊(약 122만 평)에 달한다고 26일 밝혔다. 2018년 아열대 작목 재배 농가 면적(354㏊)보다 7%가량 늘어난 수치다.

조사에 따르면 특히 망고, 파파야, 용과, 올리브 등 4가지 수종의 재배지가 늘었다. 농촌진흥청은 “소비자들이 국내산 농산물을 선호하고, 지자체 지원이 늘어나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례로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온실 재배를 넘어서 올해부터 노지재배가 가능한 올리브 품종을 선별·보급할 예정이다. 남부는 물론 중부 지역인 충남과 경기 등에서도 파파야, 공심채 등 아열대 작물 시범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 패션푸르트 등을 재배해 수익이 발생한 농가가 나왔다.

반면 오크라, 강황, 얌빈, 인디언시금치 등 작물은 재배 농가가 감소했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소비처가 그만큼 늘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8년 10.7㏊에 달하던 오크라 재배 면적은 올해 3.4㏊로, 21.2㏊에 달했던 얌빈 재배 면적은 8.8㏊로 줄어들었다.

지난 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19 겨울철 기상특성’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난 겨울의 전국 평균 기온인 3.1도로 평년에 비해 2.5도 높았고, 1973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유럽과 러시아도 이상고온 겪어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지난 12월 기온이 130년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지금보다 기후 변화 속도가 줄어들어도 21세기 후반에는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농촌진흥청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현재 10% 수준인 아열대작물 재배 면적이 60년 뒤에는 62%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바뀐 것은 아닌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민들이 새로운 작물이 돈이 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뛰어들었다가는 피해를 입기 쉽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아열대 작물을 노지 재배 할 수 있는 곳은 제주도 정도 뿐이다”라며 “초기 설비 비용이 만만치 않고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성급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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