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금지 불심 검문하는 경찰도 순찰차 창문 5㎝만 내리고 질문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대면(對面)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큰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지만 식료품 가게, 약국에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붐빈다. 대중교통도 계속 운행하고 있다. 계산원, 약사, 버스 기사 등은 '코로나 포비아(공포증)'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28일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계산원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하면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파리 북쪽 외곽의 카르푸에서 일하는 52세 여성이었다. 기자가 사는 동네의 50대 여성 약사는 "우리는 마스크라도 있지만 수퍼마켓 점원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했다.
파리에서는 요즘 버스를 앞문으로 탈 수 없다. 뒷문으로만 승차와 하차가 이뤄진다. 운전석 쪽에는 테이프를 둘러서 승객이 운전기사에게 다가갈 수 없게 차단했다. 버스 기사가 감염될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경찰관들도 공포에 떨기는 마찬가지다. 이동 금지령이 내려진 프랑스에서는 경찰관 10만명이 불심 검문을 하고 있지만 마스크를 쓴 경찰관은 드물다.
기자는 지난 28일 운동을 위해 외출했다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을 때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운전석에 앉은 경찰관이 "이동 증명서를 보자"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집 밖에 나가려면 내무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이동 증명서에 외출 사유를 적어 지참해야 한다. 이 경찰관은 순찰차 창문을 5~6㎝만 내리고 말을 했다. 말을 할 때 접촉을 최소화하고 싶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기자가 이동 증명서를 보여주자 대충 훑어보더니 2~3초 만에 "고맙다"고 말하고는 서둘러 창문을 올리고 가버렸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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