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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국방부, ‘유감’ 밝힌 날… 워커 장군 트윗한 주한 美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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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 사수… “한·미동맹의 상징”

세계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주한미군 사령부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무급휴직’에 돌입하고 이에 우리 군당국이 미군 측을 향해 “매우 유감”이란 입장을 표명한 1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6·25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이었던 월턴 워커 장군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매년 4월30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재즈의 날’이다. 이에 미국은 4월 한 달 전체를 ‘재즈 기념의 달’로 지정해 각종 기념행사를 연다고 한다.

해리스 대사는 4월 첫날인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에서 4월은 ‘재즈 기념의 달’이라는 것과 서울 워커힐 호텔이 6·25전쟁에서 전사한 월턴 워커 초대 미8군사령관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라고 한국 국민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어 “1963년 워커힐 호텔 개관 당시 재즈의 전설인 루이 암스트롱이 방한하여 2주 동안 기념공연을 했습니다”고 소개했다.

해당 트윗에는 1963년 내한공연을 하던 ‘재즈의 전설’ 루이 암스트롱의 사진과 함께 월턴 워커 장군의 사진도 첨부됐다. 이를 두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으로 한·미 간에 ‘갈등’이 생긴 것처럼 보이자 해리스 대사가 한·미 동맹이 굳건함을 강조하려 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세계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1일 트윗한 게시물. 왼쪽 사진은 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숨진 월턴 워커(1889∼1950). 트위터 캡처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 지연으로 이날부터 주한미군 전체 한국인 근로자 8600여명의 절반가량인 4000여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우리 국방부는 “인건비 예산을 우선 집행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커 장군은 중장 시절인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한국 방위를 위해 창설된 미 육군 제8군의 초대 사령관에 임명됐다. 그는 전쟁 초반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했고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에는 한국군과 미군 등 유엔군의 북진을 지휘했다. 1950년 12월 전용 지프차를 타고 경기도 의정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던 중 도봉산 부근에서 한국군 병사가 몰던 군용 트럭과 충돌, 사망했다. 사후 중장에서 대장으로 1계급 진급이 추서됐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불같이 화를 내며 교통사고를 낸 한국군 병사를 사형에 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워커 장군의 유족이 선처와 용서를 호소해 중형을 면하게 됐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후 서울 광진구의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에 워커 장군 이름을 딴 워커힐 호텔이 들어서며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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