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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박사방’ 영상 재유포자도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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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SNS 글 100여건 추적나서

조주빈측 “공동운영자 3명 더 있다”

아동, 청소년 등의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된 조주빈(25)이 개설과 운영에 관여한 대화방이 30개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이런 다수의 대화방을 함께 만들거나 양도한 공범이 3명 더 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박사방의 성 착취 영상을 다른 곳에 퍼 나른 유포자들도 사법 처리하기로 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1일 조주빈의 변호를 맡은 김호제 변호사에 따르면 조주빈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개설하거나 운영에 관여한 대화방이 30개 정도라고 진술했다. 김 변호사는 “단기간에 방을 만들었다가 없애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박사방 운영으로) 범죄 수익을 내기 시작한 건 작년 9월부터”라고 말했다.

조주빈은 자신이 대화방을 넘겨받거나 관리 권한을 위임한 인물로 ‘이기야’ ‘사마귀’ ‘붓다’라는 아이디를 쓰는 3명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일명 ‘갓갓’이 만든 ‘n번방’(성 착취 영상 유포방)에서 이들 셋을 알게 된 뒤 n번방을 모방한 대화방들을 함께 개설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이들 4명이 논의해 대화방을 개설했고 조주빈이 나머지 3명에게 지시를 내리는 상하 관계는 아니었지만 주범은 조주빈이 맞다고 했다. 검찰은 조주빈과 함께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1일 조주빈을 상대로 박사방 운영 내역과 회원 관리 방식, 공범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 조사했다. 조주빈은 자신이 키를 크게 하는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누워만 있다가 몽상 같은 게 커지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며 파악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넘긴 강모 씨(24·구속)도 이날 검찰에 출석해 자금 운반 등 조주빈을 도운 경위에 대해 조사받았다.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선 검찰청이 하는 디지털 성범죄 수사의 컨트롤타워인 대검찰청 형사부에 “단순히 보고만 받는 데 머물지 말고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꼼꼼히 검토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조주빈이 제작해 유포한 성 착취물과 관련 있어 보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 100여 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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