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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외환보유고 금융위기 후 최대 감소…달러 퍼붓기에 외환보유고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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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달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 룸에서 직원들이 PC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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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외환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3월 외환보유액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수준임을 강조하지만, 시장에서는 위기 장기화로 달러 '안전판'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은 올해 3월 외환보유액이 4002억달러라고 밝혔다. 지난달보다 90억달러 감소한 규모다. 외환보유액 감소 폭은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당시 118억달러 줄어든 이후 가장 컸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시장 불안 완화를 잠재우기 위한 한은의 달러 공급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의 영향이 있었다"며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다른 통화들의 상대적 가치 감소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3월 미 달러화지수는 2월보다 0.7% 올라 99.18을 기록했다. 미 달러화지수는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가 어떤지 보여주는 지표로, 달러화지수가 올랐다는 의미는 영국 파운드화, 엔화, 유로화 등과 비교했을 때 달러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3월 외환보유액은 2월 5억달러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8년 4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당시 외환보유액은 2605억달러에서 2005억달러까지 보유량이 급격히 줄었다.

한은은 2월 말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외환보유액이 여전히 세계 9위 규모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 9위 수준이어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금융위기 당시이던 2008년 9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397억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달러가 빠져나가자 2000억달러 선이 붕괴할 수 있다며 경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위기를 앞두고 외환보유액이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두고도 지적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는 △3개월치 경상지급액 △유동외채 △외국인주식투자액의 1/3 △거주자 외화예금 △현지 금융잔액을 합한 금액을 외환보유액으로 둬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 기준을 충족하려면 현재의 2배 이상의 외환보유액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 분석이다.

다만 외환보유액이 많다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은 특성상 민간보다 수익추구성향이 낮아 이익을 적게 낸다"며 "민간보다 수익성이 1%만 낮아도 연간 40억달러 이상 기회비용이 생기는데 무작정 보유액을 늘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수중에 있는 외환보유액 외에도 통화스왑 등 실질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외화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9일 오후 10시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미 연준은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맡기면 환매조건부 거래를 통해 달러화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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