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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에 유가 널뛰기…`OPEC+회동`에 감산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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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전쟁 새국면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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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서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 긴급 영상회의가 6일 소집되는 등 국제 유가가 다소 진정될 계기가 마련됐다. OPEC+가 전 세계 원유 공급량 중 10%에 달하는 감산 합의를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유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감산 합의까지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아 '유가 치킨게임'이 종결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20% 급등했다가 러시아 반박에 다시 5% 떨어지는 등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또한 OPEC+ 회동이 성사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인도분이 싱가포르 시장에서 배럴당 25달러 선으로 재반등했다.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OPEC+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고, 영상회의를 성사시켰다.

블룸버그는 3일 "OPEC+ 감산 회의가 6일 열릴 것"이라며 "이 회의는 OPEC+ 연합체 국가뿐 아니라 모든 산유국에 열려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참여할지가 관건인데, 미국은 아직까지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산유국이 부담을 나눠 질 때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통화했다. 그들이 약 10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원유·가스 업계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이 될 수도.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고 전했다.이 같은 트윗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우디가 OPEC+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하자 유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은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후 푸틴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조차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양 정상 간) 대화가 없었다"며 "아무것도 계획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OPEC+ 대가로 어떤 구체적인 대화도 시작되지 않았고, 심지어 추상적인 협상도 시작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OPEC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 트윗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관여하기도 전에 발언부터 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1000만~1500만배럴 감산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감산량이 어느 기간에 이뤄지는지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은 가운데 하루 평균 감산량이 1000만배럴이라고 가정하면 이는 전 세계 원유 하루 생산량의 10%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분석이다.

OPEC+ 회원국과 기타 원유 생산국들이 오는 6일 개최 예정인 관계국 회의에서 전 세계 원유 공급량 중 10%에 달하는 감산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로이터는 3일 OPEC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OPEC+ 회원국인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은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한 OPEC과 비(非)OPEC 장관회의에 초청받았다. 이 회의는 6일 영상회의 형식으로 열린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OPEC 관계자는 10% 감산을 위해서는 OPCE+ 회원국뿐만 아니라 미국 측 동참이 필수라고 못 박았다. OPEC 관계자는 "미국이 셰일오일 분야에서 (감산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원유 감산에 대해 사우디·러시아와 어떤 합의도 하지 않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감산이 이뤄지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해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CNN은 "국제유가 하락의 근본적인 이유는 사우디·러시아 간 유가 전쟁에 따른 과잉 공급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라고 분석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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