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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 대기업, 세계 무대에선 중소기업… 6대 제조업 평균 수익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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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과 글로벌 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업종별 영업이익률 비교.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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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업들이 세계 주요 기들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가총액도 상대적으로 낮아 세계 무대에서는 ‘중소기업’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1, 2019년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 수익성이 글로벌 대기업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우리나라 대표 제조업 6개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5.4%로, 같은 업종 해외기업 영업이익률(9.4%) 반 토막 수준이었다. 유틸리티(-0.9%), 백화점ㆍ할인마트(-0.8%), 항공서비스(-1.5%) 업종에서는 적자를 기록해 이익을 낸 해외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0.9%로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평균(25.5%)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도 글로벌 기업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포브스 2000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 수는(62개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지만, 시가총액 합계는 8,579억달러로 12위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프랑스(57개사ㆍ시총 1조8,000억달러)나 독일(53개사ㆍ시총 1조5,000억달러) 등 주요국에 비해 포브스 2000에 이름을 올린 기업 수는 많지만, 시가총액 규모는 이들 국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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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포브스 2000 기업 시가총액 및 기업 수 대비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수 비교.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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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욱 극명히 드러났다. 우리나라 기업 중 시가총액 500위 안에 포함되는 기업은 단 3개사에 불과해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포브스 2000 기업을 50개 이상 배출한 상위 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실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은 동종 업계 세계 1위 기업에 비해 규모가 크게 작다. 지난해 삼성전자(2,724억달러)의 시총은 세계 1위 기업인 애플(9,613억달러)의 28.3%,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312억달러)의 시총도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1,766억달러)의 17.7% 수준이었다.

신산업 진출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도 우리 경제의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브스 2000의 총 57개 업종 중, 국내 기업이 포함된 업종 23개는 전체의 40%에 불과하였으며 미국(55개), 일본(45개), 중국(43개)의 절반 수준으로 업종 다양성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주력 제조업의 수익성이 낮고 신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지 못해 세계무대에서 뒤처져 있다”라며 “정부가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규제, 노동, 세제의 3대 개혁에 나서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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