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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단독] 라임 김회장, 기업 사냥용 페이퍼컴퍼니 리스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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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앙일보가 입수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리스트' 문건. 강광우 기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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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기업사냥에 활용한 페이퍼컴퍼니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은 주변 인물들의 명의로 다수의 껍데기 회사를 설립한 뒤 라임 펀드 자금을 빼돌리거나 기업 탈취에 활용했다.

9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김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리스트’ 문건에는 19개의 페이퍼컴퍼니(6개는 설립 준비 중으로 표시)의 회사명과 대표자, 이사, 주주명부, 주소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인감도장과 통장, 거래를 위한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등을 보유하고 있는 지 여부도 표시해뒀다. 실질적으로 김 전 회장이 이 회사들을 지배해 온 것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관리 실무는 김 전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김모 사장이 총괄했다고 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달 30일 김 사장을 수원여객 162억원대 횡령 혐의로 체포했다.



리스트에 나온 인물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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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최근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측근을 김 회장과 공모해 경기지역의 한 버스업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했다. 사진은 2일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스타모빌리티 건물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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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에 등장하는 페이퍼컴퍼니의 대표와 주주는 김 전 회장의 가족, 운전기사와 교회 지인, 회사 직원 등 주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는 사기 피해자로 명의를 도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스타모빌리티 현 대표인 이모 씨는 “김 전 회장이 내 인감 증명을 급하게 쓸 데가 있다고 해서 줬는데 나중에 보니 ‘브레이브컴퍼니’라는 페이퍼컴퍼니의 대표로 등기를 해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브레이브컴퍼니는 김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움직인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이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했다며 검찰에 지난달 고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브레이브컴퍼니는 루플렉스 1호조합의 최대주주이며 루플렉스 1호조합은 현재 스타모빌리티의 최대주주다. 김 전 회장이 다른 사람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실질적으로 회장 행세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페이퍼컴퍼니는 어떻게 활용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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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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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들은 김 전 회장과 이종필(42) 전 라임 부사장이 라임 펀드의 자금을 빼돌리거나 기업을 탈취할 목적 등으로 쓰였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스피릿츠써밋은 라임이 스타모빌리티의 전환사채(CB) 195억원어치를 매입하는 데 활용됐다. 스피릿츠써밋은 매출액 정보가 불분명한 자본금 2억원짜리 회사에 불과해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회사다. 여기에 라임 펀드의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서원홀딩스는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이 수원여객을 탈취하려고 시도할 때 등장한 회사다. 스트라이커캐피탈은 2018년 4월 수원여객을 인수할 당시 라임으로부터 276억원을 빌렸다. 라임은 2019년 1월 대출 만기가 되지 않았는데, 스트라이커캐피탈에 원금과 이자를 합친 317억원을 48시간 이내에 상환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사장이 짜고 상환을 하지 못할 경우 라임은 수원여객의 지분을 서원홀딩스로 넘길 계획이었다. 스트라이커캐피탈은 48시간 안에 317억원을 마련해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라임이 대출을 해주면서 추천해 수원여객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었던 김모 씨가 김 전 회장과 공모해 161억원을 횡령한 뒤 도주했다.

김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에는 김 전 회장의 이름을 딴 회사도 있다. 현재는 브렌체스라는 이름으로 바꾼 비에이치(BH)에셋은 ‘봉현’의 영문명 첫 글자를 땄다. 이 회사는 김 전 회장이 유사수신행위 사기에 활용된 회사로 전해졌다. 현재 글로리제이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꾼 케이비에이치(KBH)파트너스 역시 ‘김봉현’의 영문명 첫 글자에서 가져왔다. 이 회사의 대표는 김 전 회장이 핵심 측근 김 사장이다.

김 전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사기 행위의 타깃이 된 회사 대부분에서는 사기·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은 스타모빌리티 517억원, 수원여객 161억원, 향군상조회 230억원 등으로 1000억원대에 달한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페이퍼컴퍼니들을 조사해 문제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중앙 이어 수원지검도 라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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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횡령을 도운 혐의를 받는 라임 김모 본부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김 본부장은 스타모빌리티의 전환사채(CB) 대금 195억원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게 한 혐의와 라임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한 상장회사 주식을 처분해 11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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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의 수원여객 탈취사건으로 구속된 김 전 사장의 사건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현재 수원지검으로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부지검과 중앙지검에 이어 수원지검까지 라임 관련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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