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도 4·15 총선 ‘막말 리스크’로 타격을 입었다.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망언에 가려졌을 뿐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 안팎의 비판에 몸을 낮춘 통합당과 달리 ‘남 탓’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9일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현안점검회의에서 최근 자신이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돈키호테’, 황교안 대표를 ‘애마’,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시종’에 비유하며 싸잡아 비판한 것을 “건전한 비판과 해학”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사무총장은 통합당과 언론을 향해 “비판과 혐오를 구분하지 못하고 해학과 모욕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질타까지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는 ‘야권과 우리는 막말의 수준이 다르다’는 자체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통합당이 해명의 여지없이 즉각 사과한 데 반해, 윤 사무총장은 막말과 혐오발언의 사전적 의미까지 설명하며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했다. 그는 해당 발언이 막말이라고 지적받자 페이스북에 “스페인 고전문학에 대한 모욕”이라고 썼다. 이미 선거전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선명한 ‘사이다성’ 발언으로 지지층 결집을 굳히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민주당은 ‘황교안 대표 사퇴’를 주장하며 통합당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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