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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자영업자·프리랜서, 고용보험 중심 실업 대책에 두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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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개별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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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일용직과 자영업·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고용조정 가능성이 높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경제 수요 부진이 일자리 시장을 때리기 시작했다. 신규 채용이 줄고, 원래 있던 일자리마저 없어지는 대규모 고용 한파가 불어닥쳤다. 하지만 고용보험 틀에 박힌 정부 일자리 대책은 취약계층을 보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각지대 놓인 근로자는 속수무책



앞서 정부는 고용시장 안정을 위해 ▶일자리안정자금 인상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여행‧관광숙박‧관광운송‧공연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의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비롯한 실업급여·고용창출 장려금 등의 혜택을 고용보험 가입자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세 소상공인·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처럼 고용보험 없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근로자는 고용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고용보험은 가입자 스스로가 보험료를 일정 기간 납부해 요건을 충족한 뒤에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열악한 근로자일수록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까지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는 2만2529명에 불과하다. 전체 자영업자가 560만6000명(2019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용보험과 연계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영업자는 극소수인 셈이다. 방문 판매원, 택배 기사, 대리운전기사, 프리랜서 같은 근로자는 고용 자체가 불안정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보험을 중심으로 한 고용 안전망 제도는 전통 산업 근로자 위주로 만들었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확대하자는 논의가 많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새로 구성될 국회에서 고용보험 가입 요건을 넓히고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고용 안전망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한국형 실업부조’ 논의를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미국 아칸소주 포트스미스 노동센터에 6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신청하려고 줄을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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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한파, 고용 대책만으론 못 막아



근본적으로 코로나19로 위축한 수요‧생산 등 선행 지표의 부진은 뒤따르는 고용 지표 개선의 걸림돌이 된다.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종식한 뒤에도 고용 창출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정책 기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해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면 경기가 회복한 뒤에 새로 고용을 하는 데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지금은 정부가 당장의 위기에 빠진 개인과 가계에 고용 안전망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장기적 안목에선 기업이 고용을 계속 붙들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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