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스터스에서 감동적인 우승을 차지했던 타이거 우즈는 “당시 기억나지 않는 장면들이 있는데 아마 순간적으로 멍해졌던 것같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해 우승 뒤 양팔을 들어올리며 포효하고 있는 모습./오거스타 내셔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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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2005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그린 재킷’을 차지했다. 메이저 우승으로도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이었다. 전 세계 언론은 스포츠 사상 최고의 재기 드라마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즈는 그 순간 어땠을까.
우즈는 13일(한국 시각) 미국 CBS 방송의 지난해 마스터스 재방송에 영상 통화로 출연해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수업을 덥수룩하게 기른 우즈는 "기억나지 않는 장면들이 있는데 아마 순간적으로 멍해졌던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거나 팔을 치켜드는 동작을 했는지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블랙아웃이 순간적으로 왔나 보다"고 했다. 그만큼 우즈 자신도 감정이 격해졌었다는 의미다.
우즈는 올해 대회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4월에서 11월로 연기됐지만 신체 리듬은 여전히 4월에 맞춰져 있었다고 했다. 우즈는 "나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무의식적으로 대회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냥 밖에 나가서 공 좀 치고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오랜기간 해왔던 일들을 하고 있었다. (메이저 일정에 맞춰) 일년에 네 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올해 대회가 연기된 것을 아는데 어찌된 일인지 몸과 마음은 여전히 정점을 찍고 있었다"고 했다.
우즈는 지난해 우승 후 가족과의 감동적인 포옹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그는 "아들 찰리가 달려오더니 품안에 안겼다. 그러자 감정이 북받쳐 울기 시작했고, 찰리도 나를 꼭 껴안았다"며 "그 후 어머니가 내 등을 쓰다듬어 주면서 ‘아버지도 여기 계신다면 정말 자랑스러워 하실 거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지난해 CBS 방송도 우즈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한 후 아버지 얼 우즈와 포옹하던 모습과 지난해 아들 찰리를 비롯한 가족과 포옹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기도 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타이거 우즈가 CBS 방송에 영상 통화로 출연해 지난해 마스터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CBS 유튜브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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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82승으로 샘 스니드와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우즈는 홀인원은 몇 차례나 했을까. 우즈는 "지금까지 홀인원은 총 20번 했는데 그중 19개가 2000년 이전에 나왔다"며 "2000년 이후 홀인원이 없다가 2018년 프레드 커플스, 아들 찰리,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20번째 홀인원을 했다"고 했다. 8세 때 생애 첫 홀인원을 했다는 우즈는 PGA 투어 대회에서는 1996년, 1997년, 1998년에 한 차례씩 홀인원을 했다.
우즈는 이날 트위터에 자신의 플로리다주 주피터 집에 꾸며놓은 ‘매그놀리아 레인’ 사진을 공개하며 마스터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매그놀리아 레인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길 이름이다.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그린 재킷’을 의도치 않게 11월까지 보관하게 된 우즈는 "이건 내가 원하던 방식이 아니다"며 "화요일 챔피언스 디너를 마친 후 그린 재킷을 라커에 넣은 후 다음 챔피언이 그걸 가져간다. 11월에 다시 경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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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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