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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총선 이모저모

문희상 국회의장 부부는 4·15총선 누굴 찍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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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문석균씨, 민주당 탈당해 무소속 출마 / 민주당, 소방관 출신 오영환 후보 전략공천 /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애비” 아쉬움 드러내

세계일보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5일 부인 김양수씨와 함께 경기 의정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4·15총선 당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 지역의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문 의장은 15일 오전 부인 김양수씨와 함께 의정부 제일시장 번영회 사무실에 마련된 의정부1동 제2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그는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역 정치인을 마감하는 시기의 투표라 특별하다”며 “민주주의 꽃은 선거이고 선거는 투표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에 온 지는 몇 달 됐지만, 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투표는 여기서만 할 수 있으니 오늘 왔다”고 덧붙였다.

의정부갑은 문 의장이 6선에 성공한 곳이다. 6선 국회의원으로서 그는 20대 국회 하반기(2018∼2020년) 국회의장을 맡아 오는 5월까지 재임한다. 20대 국회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정계를 떠나 야인으로 물러나 앉을 계획이다.

문 의장 부부는 이날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으나 투표를 하는 내내 두 사람의 심정은 다소 착잡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애초 의정부갑 지역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문 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6선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의 자녀가 곧바로 해당 지역구를 넘겨받는 것은 일종의 ‘아빠찬스’로 사실상 세습 아니냐는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며 여론이 악화하자 민주당은 문석균 후보 대신 소방관 출신 영입인재 오영환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세계일보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인 경기 의정부갑의 무소속 문석균 후보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출마가 ’아빠찬스’라는 지적에 반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때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한 문석균씨는 끝내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이에 의정부갑 지역구는 여당인 민주당의 오영환 후보, 미래통합당 강세창 후보, 그리고 무소속 문석균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문석균 후보는 국회의장인 아버지의 현 지역구에 출마한 것이 이른바 ‘아빠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지적에 “50년을 의정부에 산 의정부 사람이라 다른 지역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다른 지역 가는 것이 어떠냐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저는 의정부에 관심이 있고 또 의정부를 제일 잘 알기 때문에 여기서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아버지의 길을 걷되 ‘아빠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 제 나이가 올해 쉰 살인데 세습이니, 아버지 뜻으로 하는 것처럼 말하면 정말 섭섭하다”고도 했다.

문 의장은 국회의장이 되면서 민주당을 탈당, 현재는 특정 당적이 없는 무소속 신분이다. 하지만 그는 아들의 선거운동을 전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를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애비”라고 부르며 안타까움을 드러낸 적도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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