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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라임 부실 사태, 판매사가 ‘배드뱅크’ 만들어 수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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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부실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으로 보인다.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가 직접 출자하는 운용사를 만들어 수습하기로 하면서다. 일종의 ‘배드뱅크’를 만들어 부실 자산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중앙일보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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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 등 라임 펀드 판매사 19곳은 ‘라임 배드뱅크 운용사’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배드뱅크 설립을 결정하고, 현재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회수‧매각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배드뱅크 운용사가 설립되면 라임운용의 등록은 취소된다. 금융기관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금감원은 ‘건전한 영업 또는 업무를 크게 저해함으로써 건전경영을 심하게 훼손하거나, 금융기관‧금융거래자 등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금융회사’에 대해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금감원은 라임운용 등록 취소 후 모든 부실 펀드를 배드뱅크 운용사로 이관할 예정이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규모는 1조6679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결정에는 최근 밝혀진 ‘스타모빌리티 사건’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라임운용은 금감원의 검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FID-1호(플루토) 펀드에서 195억원을 빼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했다. 스타모빌리티는 라임 ‘실세’로 알려진 김봉현 회장 소유 코스닥 상장사다. 앞서 라임운용이 플루토 등 일부 환매 중단 펀드에 대해 직접 상환 계획을 밝혔지만, 금감원은 기존 라임 경영진으로는 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과 배드뱅크 운용에 참여하는 판매사는 이르면 20일 회의를 열어 출자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잔액이 많을수록 더 많은 금액을 출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3577억원)이, 그룹사로는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 2769억원, 신한금융투자 3248억원)가 가장 많은 금액을 팔았다. 운용사가 설립되면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 4개 모펀드에 돈을 태운 173개 자펀드가 이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배구조나 출자금을 논의하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생 운용사가 설립돼도 신규 영업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회수를 목적으로 단기간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선 라임 운용사 등록 취소가 결정되면 연관 운용사와 판매 금융회사에 대한 금감원 징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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