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폭락으로 간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에 국내 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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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폭락으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1.56포인트(2.67%) 하락한 2만3018.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86.60포인트(3.07%) 내린 2736.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297.50포인트(3.48%)급락한 8263.23에 장을 종료했다. 시장은 유가와 기업 실적, 경제 지표 등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가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미국 원유 선물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43% 이상 폭락한 배럴당 11.57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6.5달러로 수직낙하하기도 했다.

전일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5월물 WTI는 이날 배럴당 10달러 부근으로 반등했지만, 만기일을 맞아 거래가 실종돼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브렌트유도 20달러 선 아래로 추락하는 등 전방위적인 유가 하락 압력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원유 시장 불안이 실물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경제 타격이 예상치를 웃돌 수 있어서다. 유가 폭락이 지속되면 에너지 기업 파산 등으로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무장관과 에너지부 장관에게 에너지 기업을 지원할 기금 조성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다만 미 정부와 의회가 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해 4800억달러 이상의 추가 부양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증시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법안을 처리하고, 하원은 오는 23일께 표결할 예정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4.1%, 커뮤니케이션도 3.18% 급락했다.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기준 주택판매(계절 조정치)가 전월보다 8.5% 감소한 527만 채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 7.5% 줄어든 534만 채보다 부진한 것이다.

뉴욕 증시 하락에 국내 증시도 1% 이상 급락세로 출발하며 불안한 시장을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30.32포인트(1.61%) 내린 1849.06을 가리켰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3.87포인트(1.27%) 내린 1855.51로 출발해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수급도 불안하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509억원, 외국인이 226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다. 개인만 68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10.69포인트(1.70%) 내린 618.08을 나타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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