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아웃렛 일부 매출 개선
아웃도어·리빙·명품 판매 증가
오피스 식당가·휴게소도 ‘북적’
매출회복 품목, 혼수 등에 국한
명동 등 핵심상권 회복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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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절벽으로 떨어진 소비심리가 봄철 아지랑이 일 듯 서서히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춘객들이 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와 교외형 아웃렛도 조금씩이나마 기지개를 켜고 있고, 명품·리빙·아웃도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 뿐이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기엔 여전히 유통 밑바닥 경기는 꽁꽁 얼어있다. 명동, 홍대 등 핵심 상권은 여전히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뷔페 등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은 코로나19 로 떨어진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3월 매출 감소 폭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4월 매출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기술적 반등’”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소비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프·등산 가고 혼수 장만하고…조금씩 열리는 지갑= 코로나19 이후 지갑이 가장 먼저 열리기 시작한 곳은 교외형 아웃렛이다. 롯데아울렛의 4월 1주차 매출은 전주 대비 13% 늘었고, 2주차(10%)와 3주차(8%)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대아울렛도 1주차(11%), 2주차(22%), 3주차(7%)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봄 정기 세일을 진행한 백화점도 명품과 리빙 등 일부 품목의 매출이 늘며 코로나19로 급감했던 매출 감소폭을 줄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리빙과 해외패션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8%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이 6.1%, 리빙이 1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해외패션(8.3%)과 리빙(14%) 판매가 늘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옷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매출은 눈의 띄게 회복되는 추세다. 날이 따뜻해지자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골프와 등산 등 야외에서 혼자 즐기는 레저 활동이 늘어난 덕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최근 일주일(15~21일) 아웃도어 매출은 전주 보다 38% 뛰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도 19%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말 나들이객들이 늘어 관련 매출이 소폭 개선되는 추세”라면서도 “매출 회복이 일부 품목에 국한된데다 매출 수준도 지난해에 비해선 턱없이 낮다보니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기지개 켜는 외식업계…오피스 식당가·휴게소도 ‘북적’=외식업계에서도 기업들이 재택근무나 시차출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끝내고 정상 근무를 시작하자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양새다. 여의도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IFC몰 내 푸드코트의 이달(1~21일) 매출은 지난달 같은기간 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는 이달 매출이 지난달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실제로 헤럴드경제가 지난 21일 찾은 여의도 인근 식당가는 전달에 비해 다소 붐비는 모습이었다. 여의도의 한 일식집은 오전 11시 40분께 방문했는데도 20분 이상 대기한 후 입장이 가능했다. 여의도 IFC몰 내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1시30분께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가족모임이 많은 서울 마포구 A 한정식집도 지난달 70% 가량 빠졌던 일 매출이 이번주 들어 50% 선까지 회복했다.
상춘객들의 증가로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가도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전국 19개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중인 풀무원은 이달 들어 일 평균 매출이 지난달 대비 약 20%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가 운영 중인 행담도휴게소도 이달 차량 통행량은 지난달보다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휴게소 매출도 10~15%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절벽으로 떨어진 소비심리 회복?…“글쎄”=일부 매장 혹은 품목에서 지난 달보다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아직도 절대 매출 수준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적게는 10~20%, 많게는 80~90% 줄어든데다 회복세를 보이는 품목도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봄 정기세일 매출은 지난해보다 15.8%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 백화점 매출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1~2%포인트 내외에서 성과를 평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두자릿 수 감소세는 뼈아픈 실적인 셈이다. 매출 개선 품목 역시 명품이나 리빙 등 일부 품목이 10% 내외의 성장을 한 사이 여성 패션·잡화·식품 주요 카테고리는 30% 가까이 역신장했다.
명동이나 홍대 등 핵심 상권도 여전히 소비심리가 절벽 밑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명동 쥬어리 매장 매니저 박모(27)씨는 “지난 주말에도 손님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지 못했다”며 “예전에 10만원 벌었다면 지금은 5000원 버는 수준이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친구와 함께 명동을 들렀다는 황모(22)씨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 날을 정해 밖에 나오는데,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나왔다”며 “주변을 봐도 자주 외출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봄옷도 아직 학교를 안가 쇼핑하지 않고 그냥 작년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컨슈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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