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에게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5개월가량의 도피생활 끝에 경찰에 붙잡혀 24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된다. 문제의 펀드를 기획하고 운영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도 김 회장과 함께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함께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 오후 성북구의 한 거리에서 김 회장을 체포했다며 소환조사 뒤 라임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 남부지검으로 김 회장을 인계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일단 고소장이 접수된 수원여객 횡령 사건에 대해 김 회장을 수사할 방침이다. 이후 검찰에 송치한다. 이 전 부사장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과는 무관해 검거 직후 곧바로 서울남부지검으로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김 회장에 대한 추적을 계속해왔는데 첩보를 입수해 체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들이다.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라임의 돈줄로,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기획한 몸통으로 각각 지목받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만원의 뇌물을 건네고 라임 사태에 관한 조사 정보를 입수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라임 사태와 별개로 경기도의 한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에서 161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대 횡령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역시 지난해 11월 행적을 감췄다.

두 사람이 체포되면서 답보상태에 있던 라임 사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라임 사건의 규명은 물론 비호세력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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