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27일 출소…법무부, 미국 송환 추진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검찰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를 미국에 강제송환하는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최근 부산에서 서울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교정당국에 따르면 손씨는 전날 부산 강서구의 부산교도소에서 경기 의왕의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이번 조치는 서울고법에서 곧 진행될 인도심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씨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2018년 3월 구속기소 됐으나,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러나 2심에서는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고,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이후 손씨는 대법원 상고를 취하해 지난해 5월 형이 확정되자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

손씨는 원래 오는 27일 형기 만료로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송환 절차를 위해 석방되지 않은 채 다시 구치소에 구금되게 됐다. 범죄인 인도 사건을 관할하는 서울고검은 27일 0시에 경찰을 통해 바로 인도구속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국내 사법당국과 별개로 손씨를 처벌하기 위해 신병을 넘겨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송환 여부를 심사하는 범죄인 인도 사건 심리를 구속 상태로 진행하려는 것이다.

서울고검은 지난 17일 서울고법에 손씨에 대한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해 20일 영장을 발부받은 바 있다.

범죄인 인도법 규정상 검찰은 인도구속영장으로 손씨를 구속한 날로부터 3일 안에 서울고법에 인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전에 인도심사 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미국 송환 절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고법은 지체 없이 인도심사를 시작해야 하고 2개월 안에 인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다.

법원은 보통 서면 심사만으로 인도 허가 또는 거절 결정을 하지만, 필요하면 심문기일을 열 수도 있다.

법원이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당사자를 데려간다.

한국 법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미국 법무부의 요구를 받고 손씨의 강제 송환 방안을 검토해왔다. 미국 검찰은 2018년 8월 손씨에게 아동 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했다.

이와 관련,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2개국이 '웰컴 투 비디오'에 대한 국제공조 수사를 벌여 338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 가운데 한국인은 223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 등에 따라 손씨에 대해 '국제자금 세탁' 혐의와 관련해서만 범죄인 인도를 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조약과 법령에 따르면 국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형이 확정된 혐의로는 범죄인 인도가 불가능하다.

손씨는 이미 국내에서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형을 확정받아 복역까지 거의 마친 상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손씨가 미국으로 송환돼도 성범죄 관련 처벌은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한다. 미국 검찰이 범죄인 인도 때 적용한 혐의가 아닌 다른 혐의로 처벌하려면 사전에 외교 절차를 통해 한국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국 자금세탁방지법에 따를 때 유죄가 인정될 경우 자금세탁 규모가 50만 달러 이상이면 최대 징역 20년, 50만 달러 미만이면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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