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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팩트체크 기관이 꼽은 코로나 가짜뉴스… “5G 타고 확산” “뜨거운 물·마늘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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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선 5G 기지국 철탑 방화 사건도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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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의 활동 범위는 국경을 초월한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로든 접속해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전역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가짜 뉴스가 각국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끊임없이 재생되는 이유다. 때문에 해외의 팩트체크 전문기관들은 반드시 사멸시켜야 할 ‘코로나19 관련 3대 가짜 뉴스’를 꼽으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24일 전 세계 팩트체크 기관들의 연대기구인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에 따르면, “5G(5세대 이동통신)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내용이 대표적인 가짜 뉴스로 꼽혔다. 5G 기지국이 있는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무선 주파수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독일의 비영리 팩트체크 기관 ‘코렉티브(Corrective)’는 지난 1월 30일 일찌감치 “5G와 코로나19의 확산은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다음 날 크로아티아의 다른 팩트체크 기관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뜨거운 물을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다”는 말도 잘못된 정보로 꼽혔다. 올해 1월 27일 인도네시아의 팩트체크 기관 ‘템포(Tempo)’가 이를 거짓으로 판정한 바 있다. “마늘이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정보도 마찬가지다. 무려 36곳이 넘는 기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마늘 예방법’은 국내에서도 확산된 적이 있다. ‘통마늘을 넣고 끓인 물을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취지로 유통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늘이 코로나19 치료약으로 잘못 알려지자,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서서 “마늘이 건강 식품인 건 맞지만 코로나19 감염을 막아 준다는 증거가 없다”며 관련 루머를 바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가짜 뉴스는 거짓으로 판명된 뒤에도 국경을 넘나들며 계속 자라나고 있다. 일례로 ‘온수를 마시면 낫는다’는 허위 정보의 경우, 지난 11일 스리랑카에서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본의 한 의사가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15분마다 뜨거운 물을 마시라고 권장했다’는 게 근거로 제시됐다.

IFCN은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거짓말들이 이제는 진짜 사라져야 할 때”라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에선 5G가 코로나19를 유발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지국 철탑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잇따랐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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