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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中, 김정은 재등장에 평가 자제… 전문가 “비료공장은 정면돌파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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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매체 “미지의 정보전에서 북한이 이겼다”
한국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인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전했다. 사진은 온갖 신변 이상설을 비웃듯 20일 만에 멀쩡한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 김 위원장. 조선중앙TV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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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이래 첫 공개활동”이라고 신속하게 타전했다. 다만 추가적인 평가나 분석 없이 북한 매체 보도를 인용해 사실관계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중국 외교부는 김 위원장 위중설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줄곧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입을 열지 않았다. 3일에도 이 같은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신화통신ㆍCCTVㆍ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들은 전날부터 김 위원장의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과 현장 분위기, 참석자 면면 등을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내용 그대로 내보내는데 그쳤다.

이처럼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매체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평가를 가미한 의견을 내놓았다. 봉황망은 “북한의 모든 소식은 변수로 가득 차 있어 미지의 것들이 너무 많다”며 “한국과 미국의 많은 매체가 북한 관련 정보를 폭로했지만 결국 북한이 이겼다”고 전했다. 중국청년망은 “주말에 김 위원장과 대화할 수도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비중 있게 전하며 중단된 북미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잠적 후 첫 공개활동의 행선지를 비료공장으로 택하자 “너무 밋밋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중국 시사평론가 린하이둥(林海東)은 “김 위원장을 둘러싼 외부의 의혹제기에 북한이 일일이 대꾸하며 입증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정면돌파전을 내세운 북한에게 주요 전선은 농업이고, 비료공장은 사회주의 보위전쟁을 승리로 이끌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제행보에 담긴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전문가를 인용, “그 동안 김 위원장 관련 루머가 넘쳐났다”면서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상당한 외부위협으로 판단해 김 위원장이 자취를 감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정말 위중하거나 사망했다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 불확실성이 가중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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