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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美 대선 쟁점 부상 ‘우한 유래설’…“진주만보다 더해” vs “증거 제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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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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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유래설’에 대해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폴리티코가 6일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과 호아킨 카스트로 부위원장은 국무부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 관련된 모든 정보와 외교 전문을 제출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의 위기 대응 문제를 방어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현 정부는 자신들의 책임을 과도하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 등 정치적 이유로 아직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확산시켜 미중 갈등을 유발하는 게 아닌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우한 연구소 유래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정보위가 관련 정보들을 모두 보고받고 있지만 증거를 못 봤다는 점을 상기하며 “정부가 희망사항을 말하거나 의회에 정보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니라면 그런 정보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가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캠프는 중국을 공격하는 것이 재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코로나19)은 우리가 겪은 사상 최악의 공격”이라며 “진주만 공습이나 세계무역센터(9·11테러)보다도 나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끝날 수도 있었는데 그 근원(source)에서 막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첩보를 본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3일 “코로나19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것을 입증할 엄청난(enormous)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 발 물러섰다. 그는 6일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확실성(certainty)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실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두 가지 발언은 모두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은폐 시도를 줄줄이 나열하며 “상호주의와 공정함이 없다면 공산주의 정권과의 진정한 윈윈은 없다”며 중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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