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두달 간 중간ㆍ기말시험 등 시험 최소 5번
수행평가 등 비교과 활동 축소로 수시 차질 울상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여파로 교육부가 등교 일정을 일주일씩 순연한 11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급식실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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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등교가 예정일을 이틀 앞둔 11일 또다시 일주일 연기되면서, 학생들이 대입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약 3개월간의 ‘학교 생활’ 공백은 수시든 정시든 대입 준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고3이 5월 내에만 등교하면 “대입 일정의 추가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9월 학기제’ 도입 등 고3 구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치원과 초ㆍ중ㆍ고 등교가 다시 한 번 연기되면서, 고3 등교를 기준으로 예정돼 있던 시험 일정도 줄줄이 늦춰진다. 우선 고3이 오는 13일 등교하면 바로 다음날인 14일 치를 예정이었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20일 이후로 미뤄진다. 학교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일정도 순연될 전망이다. 당초 중간고사는 5월 말~6월 초, 기말고사는 7월 말~8월 초 사이로 계획돼 있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두 달 남은 1학기 동안 학교에서는 최소 5번(전국연합학력평가 2번, 6월 수능 모의평가, 중간ㆍ기말고사)의 시험이 이어진다. 경기 지역의 한 고교 교장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한 번만 보면 시험 범위가 너무 많고, 부담이 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다 보려고 한다”면서도 “일정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3의 경우 전국단위 첫 모의고사가 지나치게 늦어져 대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3은 예년과 같으면 3월에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산됐다.
올해 고3은 수시든 정시든 대입 준비 일정이 상당히 촉박하다. 당장 수행평가는 물론 1학기 비교과 활동이 대폭 축소되면서 수시에 중요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이 어렵게 됐다. 원래부터 재수생 강세였던 정시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로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면서 반수생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주 연기됐지만 심리적 압박감은 한 달 연기 수준”이라며 “이렇게 되면 수시는 사실상 6, 7월 두 달 만에 끝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독 고3 학부모 사이에서 등교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이 때문이다. 전북의 고3 학부모 강모(52)씨는 “걱정은 되지만 언제까지 마냥 연기할 수만은 없다”며 “개학 예정일에 가서 집단감염이 생기면 그 때 개학을 또 연기한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학을 2월부터 매번 찔끔찔끔 연기하니 수험생 입장에서는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일주일 등교 재연기에도, 추가적인 대입 일정 변경은 없다고 못 박았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등교개학 관련 브리핑에서 “고3이 5월 말 이전에 등교한다고 하면 당초 변경된 대입 일정에 크게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대입 일정 변경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학교 휴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주 연기한 12월 3일로 확정했다.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도 등교가 일주일 미뤄지면서, 긴급돌봄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은 지난 6일 기준 유치원은 23.3%(7만5,986명), 초등학생은 4.1%(1만6,892명)가 긴급돌봄에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과 달리, 등교개학은 초 1ㆍ2와 유치원을 우선시한 이유에 대해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과 초등학생은 발달 단계상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효과적이고, 긴급돌봄 참여 학생 대다수가 초등학교 저학년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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