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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교육부 "수업방식 학교가 알아서"…학부모 "등교 코앞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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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교 관련 구체적 지침 제시안해 학교·지역별 수업방식 등 제각각

    교육계 "무늬뿐인 면피성 등교"… "등교 더 미뤄야" 청원 22만명 돌파

    17일 교육부가 20일로 예정된 고교 3학년을 비롯한 유·초·중·고교 등교를 연기하지 않기로 확정한 데는 고3 수험생의 대입 일정과 학교 방역 상황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의 불확실성과 가을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등교 수업을 무기한 연기하기보다는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면서 등교 수업을 개시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고3, 11년간 준비 마지막 단계"

    박백범 차관은 "고3은 사회에 진출하거나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마지막 단계"라며 "학생들의 지난 11년간 준비가 코로나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무위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업을 목전에 둔 특성화고생이나 대회 실적이 필요한 예술·체육 분야 학생은 학교 지도가 더 절실한 상황이며,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준비하도록 학교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고3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 등을 고려하면 더 이상 등교를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고3 학부모·교원들의 현장 요구도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등 일대를 방문한 학생이 50명에 달하고, 이태원 관련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학생도 10명인 상황에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교 개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청·학교에 등교·수업 방법 맡겨

    교육부는 학생 분산 방안으로 학년별 격주제·격일제 등교 수업을 권고했다. 수업 방식은 교육청과 각 학교가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박 차관은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어촌이 상황이 다르고 초·중·고교도 상황이 달라 일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교육청과 학교에서 스스로 창의적인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구교육청은 초등학교 1~4학년에 대해 학급 인원을 7명 내외로 나눠 학교 상황에 맞게 3~5부제로 등교하도록 할 방침이다. 중학교는 전 학년이 학년·학급 단위로 격주제·격일제 등교를 원칙으로 하고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주(일) 단위로 번갈아 운영할 계획이다. 고3은 매일 등교하는 것이 원칙이고 고등학교 1~2학년은 격주제로 운영한다. 한 주에 고2가 등교 수업을 하면 고1은 원격 수업을 하고 그다음 주는 고2가 원격 수업을 하고 고1은 등교 수업을 하는 식이다.

    서울 용산구의 정모(40)씨는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자녀가 있는데, 만약 두 아이가 등교하는 날짜가 다르면 결국 남은 한 명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 때와 달라지는 것 없이 아이의 감염 가능성만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등·하교 시 방역, 쉬는 시간 방역 등 남은 난제도 수두룩

    이 밖에도 난제가 많다. 수업 시간 방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등·하교 시간 등 수업 외의 경우, 감염 위험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복도에서 일방통행하도록 지도하겠다" 등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초등학교는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쉬는 시간에 일일이 지도하기 어려운 학교 현장의 우려를 제대로 풀어주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보조 인력을 채용해 쉬는 시간에 학생들 생활 지도를 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주시길 바란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22만 1500여 명(오후 8시 기준)이 동의해 국민 청원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겼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등교를 원하는 의견도 있고 등교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는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등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과 교육부는 등교 개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안정세가 유지된다고 한다면 이번 주 고3 등교 개학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에서 마련한 방역 수칙을 잘 지킨다면 큰 어려움 없이 등교 수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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