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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빗썸, 다시 '허백영 체제' 선택한 이유는? 특금법 대응+조직 결속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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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은 기자]

테크M

허백영 빗썸코리아 대표 / 사진=빗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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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허백영 체제

#최재원 전 대표, 흑자전환으로 임무 완수

#특금법 시행-경영권 분쟁 속 결속 다지기?

최재원 빗썸코리아 대표 대신 지난 2018년 한때 빗썸코리아를 이끌었던 허백영 대표가 다시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최재원 대표는 경영 효율화를 통해 빗썸코리아의 흑자전환이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다시 허백영 대표에게 바통을 전했다.

허백영 대표는 가상자산 관련 제도화 법안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 됐다. 게다가 이정훈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비덴트 등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허 신임대표는 잠시 회사를 떠났다 돌아온 이정아 부사장 등과 함께 내부 조직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역할도 할 것으로 풀이된다.

흑자 내고 떠난 최재원

빗썸코리아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로 허백영 전 대표를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허 신임대표는 지난 2017년 빗썸에 입사해 준법감시 총괄, 사업기획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18년 4월부터 12월까지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거래량이 대폭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당시 당기순손실만 2000억원이 넘었다. 결국 빗썸코리아는 새 대표이사로 최재원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최재원 대표는 선임 당시 거래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업 부분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최재원 대표 체제에서 빗썸코리아는 흑자전환을 일궈냈다. 최 대표는 부서 몸집을 줄이고 전직을 지원하는 등 조직 구조에 변화를 줬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 수수료 체계를 원화(KRW)로 일원화하는 등의 조치도 있었다.

다만 거래소가 아닌 여러 구도로 사업을 다각화하고자 했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상자산 관련 금융 사업과 글로벌 진출을 추진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지난해 말 빗썸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 설립된 파트너사들과 빗썸패밀리를 구축하며, 빗썸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거래소와 커스터디 서비스, 투자사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추진 성과가 겉으로 드러나지 못했다.

여전히 빗썸은 거래소 중심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금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했다. 특금법 개정안은 내년 3월 시행되며, 기존 가상자산사업자는 개정안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 즉 내년 9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다시 돌아온 허백영 "가장 먼저 정부 허가 받겠다"

업계에서는 허백영 전 대표가 다시 돌아온 배경으로 이 특금법 개정안을 꼽는다. '제도화 대비'를 위한 최적임자라는 분석이다. 빗썸 관계자는 "허 대표는 빗썸 초기 컴플라이언스 관련 기초적인 부분부터 구축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씨티은행, 씨티캐피탈, ING은행, ING증권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은행권 재직 당시 정보보호최고책임자로서 전산 및 고객정보 및 전산 컴플라이언스 담당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허 대표는 지난 2017년 빗썸코리아에 입사한 이후 컴플라이언스 실장을 맡아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 고객신원확인(KYC) 기반을 다졌다.

다시 빗썸의 수장을 맡은 허 대표는 준법감시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가장 먼저 정부의 인허가를 획득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허 대표는 "내년 특금법 시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규제를 준수하고 고객 보호와 권익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또한 디지털 종합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 속 조직 결속 다지기 나섰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허백영 대표의 재선임이 이정훈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경영권 분쟁과도 연결돼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정훈 의장은 비덴트 등과 빗썸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분구조 속에 소송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갑작스러운 대표 교체가 이뤄진 만큼 연관이 아예 없을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정훈 이사회 의장이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점을 고려했을 때, 회사 주도권을 쥔 이정훈 체제가 더 강화되는 움직임일 수 있다"며 "허백영 대표를 전면에 다시 내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빗썸 사정에 정통한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최재원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휴식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이에 이정훈 의장이 허백영 전 대표에게 다시 중책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면서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최재원 대표는 잠시 휴식기를 가지겠지만, 흑자전환 등 성과가 확실했던 만큼 이정훈 의장이 다른 계열사 등으로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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