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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윤미향 당선인 남편 김모씨 운영 신문사, 가족 관련 기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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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수원시, 해당매체에 수천만원 광고 집행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남편인 김모(57)씨가 운영하는 수원지역의 한 언론매체에 자신은 물론 가족과 관련된 기사를 다수 게재하면서 언론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매체는 ‘풀뿌리민주주의’를 표방하며 2005년 4월 인터넷신문으로 창간했고, 이듬해인 2006년 2월부터 주간지(종이신문) 발행을 시작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해당 매체에 연간 수천만원의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일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 본인과 아내, 딸 관련 기사 게재…지난 19일 ‘가장 많이 본 기사’ 1∼3위

20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 당선인의 남편 김모씨가 발행·편집인을 맡은 ‘수원시민신문’은 2016년 2월25일 “김○○, ‘애증의 악기로 피아노 독주회라니 쑥스러운 마음’ 초대의 글 감동”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윤 당선인 부부의 딸 A씨의 피아노 독주회를 알리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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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A씨가 독주회에 지인들을 초대하면서 SNS에 올린 ‘초대의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며 초대장 전문을 공개했다. 기사 말미에는 연주회 장소와 전화번호도 기재됐다.

A씨는 초대장에서 “나를 얽매는 피아노를 참 많이 미워했다”며 “이 애증의 악기로 독주회라니 쑥스럽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A씨는 최근 윤 당선인의 딸 미국 유학자금 출처 문제로 언론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서울의 한 사립대 기악과를 졸업한 뒤 현재 미국의 한 유명 음악대학원에서 유학 중이다.

이 매체의 윤씨 가족 관련 기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 3월16일 올린 ‘금곡 B빌리지 아파트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나?’라는 연속기획에선 김씨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동대표 회장 선거를 다뤘다. 기사는 위탁업체와 관리사무소가 부정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경비원들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기사의 작성자는 김씨 본인으로, 2014년 12월 김씨가 출마했던 동대표 회장 선거를 다루고 있다.

◆ 김씨, 윤 당선인 응원하는 기사도…경기도·수원시 수천만원 광고

아울러 윤 당선인, 정의연과 관련된 해외활동에 대해 의혹이 쏟아지던 지난 15일에는 ‘해외활동가들의 윤미향, 정의연 지지 성명 이어져’라는 기사가 게재됐다. 공교롭게도 해당 기사들은 지난 19일 수원시민신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1∼3위에 나란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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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직후 “(이 할머니가) 후손들에게 목돈을 물려주고 싶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는 의견을 해당 신문사 홈페이지에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씨는 이글에서 “사회운동가와 피해자의 관점은 다를 수 있고 그 빈틈을 보수언론과 현재 이 할머니 옆에 붙어있는 수상한 괴뢰단체에서 파고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 신문에 매년 1000만원 넘는 광고를 각각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와 수원시의 관련 공무원들은 “광고 건당 주간지 기준으로 100만∼150만원의 금액이 들어간다”며 “지역언론과 관련된 기준에 따른 것으로 특혜는 없다”고 설명했다.

◆ 김씨, 책·칼럼 집필하고 기자 생활도…의문사진상규명위 조사관 경력

한편, 김씨는 여동생과 함께 1993년 국가안전기획부가 발표한 ‘남매간첩단’ 사건으로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4년 재심을 청구해 간첩 협의 무죄를 선고받았고, 2018년에는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다.

본격적으로 언론사업에 뛰어들기 전 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책과 칼럼을 집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988년부터 군사문제에 관심을 가진 뒤 1992년쯤 군입대 지침서인 ‘청년과 군대’라는 책을 일본에서 출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북미관계나 군 인권문제 등에 몰두했고, 2005년에는 1년간 인터넷 ‘통일뉴스’에 실명으로 ‘군바로잡기’를 연재했다.

2002년에는 수원의 한 신문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때인 2003~2004년에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했다. 당시 보수언론은 김 대표의 간첩사건 연루 의혹을 들어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본지는 수원시민신문과 김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사진=수원시민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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