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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대만 TSMC 잡자”… 삼성, 평택에 파운드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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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투자…7번째 생산라인 구축 내년 본격 가동… 5나노 경쟁 시동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아주경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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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발표를 한 지 1주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서 2030년까지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도 그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삼성의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기흥(2개)과 화성(3개), 미국 오스틴 등 6개가 있다. 이번 평택은 7번째 파운드리 라인이다.

◆평택에 10조 투자···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한 걸음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작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관련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입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평택 파운드리 라인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투자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 투자 계획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 증설 현장을 방문한 직후 나왔다.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점검한 이후에 시스템 반도체까지 연이어 투자를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도 20조2076억원 규모의 사상최대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경기도 화성 EUV 파운드리 전용라인이 가동될 때도 현장을 방문해서 임직원을 격려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이 자리에 시스템반도체 세계 1등의 비전을 심었고, 오늘은 긴 여정의 첫 단추를 꿰었다”며 “이곳에서 만드는 작은 반도체에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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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의 격차 좁힌다··· 3나노 공정기술로 승부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TSMC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TSMC는 애플, 퀄컴, AMD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삼성전자보다 한 걸음씩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통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화성사업장에서 3나노미터(㎚·10억분의1m)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TSMC보다 먼저 시제품을 만들어서 2021년에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퀄컴으로부터 5나노 모뎀칩을 수주하며, 앞서 애플 ‘아이폰12’용 5나노칩을 수주한 TSMC와의 본격 경쟁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신형 모뎀 'X60' 칩을 삼성의 5나노 파운드리 라인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3나노 경쟁에서 밀린 TSMC는 2나노 제조 공정 R&D에 착수했다. 업계는 TSMC가 2024년에 2나노 양산칩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는 더 미세한 공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같은 크기 칩이라면 회로가 미세할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고 전력 소모량은 줄어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매출 기준 지난 1분기 TSMC의 점유율은 54.1%이며, 삼성전자는 15.9%로 2위다. 뒤이어 글로벌파운드리(7.7%), UMC(7.4%), SMIC(4.5%) 순이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2029년까지 약 120억 달러(약 14조7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 공장은 2024년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업계는 TSMC가 중국 고객인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하게 되면서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미국 투자를 한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이번 평택 파운드리 투자로 TSMC를 따라잡는 한편, 후발주자와의 격차도 벌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업체인 SMIC는 지난 18일 중국 정부자금 22억5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를 수혈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공급 차단 움직임에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위해서 SMIC를 통해서 수급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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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AI(인공지능) 시대 시스템반도체 시장 매년 4.8% 성장

삼성전자와 TSMC가 파운드리 투자를 연이어 발표하며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시장의 성장성과 규모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시스템 반도체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5456억 달러(약 664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0.8% 성장인 데 비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4.8% 성장이 점쳐진다.

5G와 AI, 자율주행 등이 본격화하면 시스템 반도체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 칩을 필두로 하이엔드 모바일 및 신규 응용처로 첨단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5나노 이하 공정 제품의 생산 규모를 확대해 EUV 기반 초미세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와 지속적인 인력 채용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탄탄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훈 기자 yunright@ajunews.com

윤정훈 yunright@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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