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으로 중국 아킬레스건 건드리는 미국
대만에 무기 판매, 홍콩 국가보안법 대응 방침
EPN, 5G클린패스 등 동맹국 동원해 중국 고립
中 양회 통해 대응 전략, 러시아 등과 협력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에 답변하고 있다.[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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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책임을 둘러싸고 불붙은 미중 갈등이 무역, 안보, 국경, 첨단기술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1차 합의로 양국의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싶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계획에 걸림돌이 되면서 동맹국을 동원한 중국 고립 압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500만명을 넘어선 코로나19 위험도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지피고 있는 ‘코로나 신냉전’이 지구촌의 더욱 큰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작정하고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있는 대만에 신형 어뢰와 같은 무기 판매를 결정했다. 지난해 민주화 시위를 펼친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에 대해선 히말라야 산맥의 국경지대에서 중국의 침략에 대해 저항할 것을 주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티베트 망명 정부 관련 판첸 라마의 행방을 문제 삼으며 중국의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중국의 접경 지역을 전방위로 압박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안팎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안으로는 미국 의회가 중국 기업의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을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밖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상에 한국 등 동맹국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과 전화간담회에서 “EPN의 핵심 가치는 자유 진영 내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공급망을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것”이라며 EPN 구상에 대해 한국과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본격화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속화하는 것인데, 미중 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부담스러운 구상이다.
‘5세대(5G) 클린 패스 구상’과 같은 기술안보 분야에서의 중국 고립 전략도 강화시키고 있다. 이번 구상은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의 화웨이와 ZTE(중싱통신)와 같은 신뢰할 수 없는 판매자가 공급하는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대사관와 외교시설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5G 데이터는 신뢰받을 수 있는 장비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압박 속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 먼저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한 대응이 예상된다. 장예쑤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은 “만일 미국이 냉전적 사고를 견지하고 중국을 억제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손상한다면 결국은 자기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먼저 사달을 내지는 않지만 사달이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맞서기도 했다.
동맹국을 동원한 미국의 압박에 맞서 중국도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님포스트는 오는 7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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