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위한 직업·소득정보 확인
공공기관서 개인정보 추출 필요
인증수단 없이는 접근 못해
은행권 “금결원 새 표준 마련을”
오는 11월 공인인증서 폐지를 앞두고 은행권이 ‘대출 업무’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예·적금 가입, 계좌이체 등 대부분의 은행 서비스는 공인인증서 없이 현재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대출은 공인인증서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재직·소득 증명 등을 위해서는 공공기관들로부터 개인정보를 스크래핑(데이터 추출 기술)해야 하는데, 공인인증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일례로 은행권 대출을 위해서는 한국건강보험공단을 통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다. 대출 신청자의 재직증명을 위해서다. 국민연금을 통해서는 재직과 소득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법원을 통해 가족·혼인 관계증명서 확인도 필요하다.
국회 법 통과로 공인인증서에서 ‘공인’이라는 딱지가 떨어지는 만큼 은행과 공공기관에서 통용되는 공인인증서는 그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개인정보를 스크래핑할 때 적용되던 통일된 기준이 사라지는 셈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고객들도 다양한 사적 인증서를 활용해 각각의 보안 체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심사 과정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위해서는 정부기관에 들어가서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공인인증서 없이는 접근할 수 없다”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출 심사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보안 체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공인’은 아니지만 은행권 전체와 공공기관들에서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인증 기준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결제원(금결원) 역시 금융권의 불편을 고려해 표준방식(API)의 인증시스템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회사와 인증서비스 이용기관이 손쉽게 인증서비스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표준방식의 인증시스템을 구축·개방할 예정이다. 금결원은 핀테크기업 등에도 향후 구축될 인증시스템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금융상품 가입, 계좌이체 등 대출을 제외한 은행 서비스 이용에는 큰 불편이 없을 전망이다. 현재 고객들은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기존에 등록한 공인인증서를 통해 대부분의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법 개정 내용은 기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은행 거래의 90% 이상은 기존 방식의 인증 수단을 통해서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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