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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코로나가 바꾼 新직업 시대] 유형 1 : 전공 살려 창업 | “철저한 고객관리로 평생직장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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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피아니스트는 국제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숨고에서 개인 레슨을 진행한다. 얼핏 보면 숨고가 부업 같지만 수입으로 보면 오히려 본업이다. 강 씨는 재능공유 플랫폼을 통해 월평균 250만~350만원가량을 번다. 주 15시간 정도 일하는 대가여서 근로시간 대비 수익에 만족한다고.

▶피아니스트 강한결 씨

▷정규직 거부…근로시간 대비 소득 ‘만족’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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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는 2017년 8월 대학원 졸업 후 같이 합주하던 지인 소개로 숨고를 알게 됐다. 현재까지 그가 재능 구매자와 매칭된 누적 거래 건수는 70건 정도. 많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레슨은 일회성이 아니다. 한 번 매칭된 후 재구매는 판매자의 역량에 달렸다. 강 씨는 최대 2년 동안 레슨을 한 학생도 있다.

그의 월 레슨비는 업계 평균보다 7만원 정도 비싸다. 그래도 주문이 적잖은 것은 ‘실력을 겸비한 친절’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 덕분이라고.

“교육서비스업 사업자등록증을 냈어요. 일단 사업자등록증이 있으면 ‘이 사람이 믿을 만한 구석이 있구나’ 생각이 들잖아요. 또 성인 대상 피아노 레슨이다 보니 최대한 지루해하지 않도록 콘텐츠 연구를 많이 합니다. 청결 등 서비스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고요.”

프리랜서로서의 삶에 만족하지만, 당연히 어려운 점은 있다.

“프리랜서는 일희일비할 일이 많아요. 가령 오늘 상담을 마치고 결제도 한 사람이 내일 갑자기 환불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죠. 4대 보험 가입도 직접 해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은행 대출 문턱도 높아집니다.”

강 씨는 한때 정규직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거절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해야 하는 것과 업무가 계속 추가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정규직은 일을 많이 해도 보수가 동일하지만 프리랜서는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장점이죠. 철저한 계획과 비전이 있어야 해요.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벌이도 따라올 수 있다면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반 직장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로고 전문기업 아이구컴퍼니

▷인테리어 디자이너서 로고 1위 업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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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컴퍼니는 크몽 판매자 중 가장 급성장하는 업체 중 하나다. 로고 디자인 전문회사로 장동호·옥원재 공동대표가 2018년 초 창업했다. 그간 크몽을 통해 판매한 로고는 2000여개 정도. 매출과 판매 건수를 종합해 산정하는 순위에서 지난해 로고 부문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두 대표는 대학 동창. 졸업 직후에는 두 사람 다 전공을 살려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에서 근무했다. 부업거리를 찾던 장동호 대표가 크몽을 통해 로고 디자인에 발을 들이게 됐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량이 늘자 옥원재 대표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로고 디자인을 병행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고객이 늘자 과감히 퇴사하고 로고 디자인에 전력투구했다. 크몽을 통해 들어오는 디자인 의뢰 건수는 월평균 50여건. 가격은 제공하는 시안 수, 수정 가능 횟수, 소요 기간 등에 따라 건당 10만~40만원대. 학원이나 카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N잡러로 활동하는 사람이 주요 고객이다.

두 대표는 성공 비결로 ‘꾸준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꼽는다. 아이구컴퍼니는 어떤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를 매 분기 업데이트한다. 고객과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고 오로지 인터넷을 통해서만 거래하는 만큼 믿을 만한 업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고객 만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났다는 점도 눈에 띈다. 크몽에 등록된 아이구컴퍼니 리뷰는 1800개가 훌쩍 넘는다. 평점은 5점 만점에 무려 4.9점. 고객이 어떤 스타일과 분위기를 원하는지, 타깃 고객은 누구인지, 해당 업종에서 어떤 디자인이 유행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조사한 뒤 로고를 제작하고 여러 번 수정하며 정성을 들이는 덕분이다.

“바쁠 때는 잠자는 시간 빼고 항상 일을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아요. 하지만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고 자기계발을 할 기회가 많아 만족합니다.”

로고 디자인 업계 유망주로 불리지만 장동호·옥원재 공동대표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 지금은 소상공인이 주 고객인데 향후에는 중소·중견기업 혹은 대기업 제품 로고까지도 디자인하는 것이 목표다. 로고 디자인 이외에 패키징(제품 포장지) 디자인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소 전문가 조혁진 씨

▷노숙자에서 사장님까지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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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혁진 씨는 말 그대로 ‘빈털터리’였다. 과거 속옷 도매업을 하던 중 사업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사채를 쓴 것이 화근이었다. 전 재산을 압류당하고 PC방을 전전하며 2달 넘게 노숙생활을 하기도 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인터넷 벼룩시장에 올라온 한 청소업체 구인 광고였다.

“청소업체에 취직해 돈을 벌면서 열심히 일을 배웠습니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이사·입주 청소업체를 차렸습니다.”

자신 있게 나왔건만 막상 생각처럼 손님이 늘지 않았다. 지인 위주로 알음알음 주문을 따내는 것이 전부. 걱정이 늘어가던 차에 알게 된 것이 재능마켓 플랫폼이다. 이제는 하루 평균 18건, 한 달에 많게는 600건 가까이 청소 일을 나간다. 그가 책임지는 직원은 어느덧 30명까지 늘었다. 조 씨 밑에서 일을 배우다가 독립해 숨고 ‘청소 고수’로 활동하는 사람만 20명이 넘는다.

“예전에는 아무리 열심히 청소를 잘해도 티가 안 났어요. 하지만 이제는 고객 평점과 댓글로 보상을 받습니다. 블로그나 포털 사이트 광고 같은 별도 마케팅 비용을 일절 쓰지 않는데도 주문을 감당하기 벅찰 정도예요.”

현재 숨고에 등록된 청소업체만 수백 개가 훌쩍 넘는다. 그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고성능 장비로 차별화했다. 월수익 약 2000만원 중 700만~800만원은 장비에 재투자한다. 세제도 베이킹파우더를 뜨거운 물에 녹여 만든 친환경 세제를 사용한다.

둘째, 철저한 사후관리다. 플랫폼 노동자에게 리뷰와 평점관리는 생명. 안 좋은 평가가 달리면 즉시 점검에 나서고 실수가 확인되면 전액 환불해준다.

조 씨는 여러 개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기보다는 우선 한두 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의욕적으로 여러 플랫폼에 등록해놓고 시작하면 결과적으로 그 어디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앞으로 꿈은 청소 아카데미를 만드는 거예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든든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나건웅·김기진·박지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59호 (2020.05.20~05.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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