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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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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같은생각 다른느낌]코로나19가 일으킨 경제 위기와 새로운 변화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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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확산은 국민의 일상을 모조리 바꿨다. 빠른 시일 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감염과 방역이 되풀이될 것이다. 이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경제활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코로나19는 대면접촉과 이동을 크게 제한하면서 국내 뿐 아니라 국가 간 교역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져왔다. 이런 질병의 상시화는 경제활동의 큰 제약과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국제 교역의 제한과 역내 생산으로 회귀

코로나19 발병 이전부터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 등 강대국들의 보호무역 정책은 강화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감염 확산으로 각국 간 인적, 물적 이동을 더 크게 제한됐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대규모 봉쇄조치로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또한 단순히 교역량을 줄일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체인 하에 공급되던 물자수급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동안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각국은 저임금 국가로 생산라인을 옮겼고 이는 저비용·고효율의 공급체계로 여겼었다. 하지만 질병의 확산은 인간과 물자 이동을 크게 제약했다. 여기에 지난해 일본은 정치적 목적으로 글로벌 공급체계를 흔들어 자원안보에도 위협이 됐다.

앞으로는 주요 부품들의 해외생산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수급으로 전환하면서 지역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국내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지만 국내 이전 시 발생할 비용 증가를 정부, 기업, 근로자가 어떤 방식으로 분담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비대면 접촉 확대에 따른 산업 간 명암

비대면은 생산과 소비 모두에 영향을 끼쳐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많은 중간 과정이 생략되면서 기존 산업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중간 유통업이나 운수업 등은 어려워지고 오프라인 기반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반면 비대면에 기반을 둔 디지털 산업은 발전할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ICT 산업을 눈여겨 보는 이유다. 또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더 많이 개발되고 원격진료를 기반으로 한 의료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소비에 치중하게 된다. 온라인 매출은 계속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으나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지난 3월 국내 온라인 소핑은 12조5825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11.8% 증가했고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33.7%에 달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오프라인 자영업자의 타격이 커졌다. 직원있는 자영업자는 17만9000명 줄어든 대신 1인 자영업자가 10만7000명 늘면서 고용은 줄고 영세해졌다.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새로운 변화는 업종간, 계층간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레드오션으로 넘어가는 산업과 종사자의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

◇일자리 부족 현상과 소득 감소

비대면 접촉이 늘면서 거래 단계가 단순화되고 기계화되면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은 점차 줄어든다.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직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단순 노무직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고용에서도 임시·일용직이 대폭 감소했다. 4월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이 40만명 늘어났으나 임시·일용직은 78만2000명이 줄어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따라서 줄어든 일자리와 소득을 확충할 필요성이 커졌다. 민간 일자리 감소를 확충하기 위해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이나 노동을 통한 임금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소득 보장 체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정부 역할의 변화

기존의 재정·금융 정책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기하강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대외 교역은 감소한데다 내수까지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의 특별한 역할이 요구된다. 각국이 앞다퉈 돈을 뿌리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스스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득분배와 지원에 개입하고 공공일자리 창출까지 해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 같은 무상 지원이 상시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해야 하며 더 많은 재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 최근 기업도산과 실업의 위기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전 국민 고용보험’이 주장된 것도 이런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포스트코로나 변화가 어느 정도로 빠르게 이뤄질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이후 다른 감염원 위협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로 감염이 종식되면 새로운 변화보다 더 빠르게 망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코로나19 같은 질병의 위협이 지속된다면 인류의 생존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 질서에 큰 영향일 미칠 것은 분명해졌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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