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미국의 시위 진압 경찰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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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뒷목이 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질식사했으며 이는 명백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유족 측 요청으로 플로이드의 시신을 부검한 의사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플로이드가 질식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며 기저질환이나 약물의 영향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건 발생 관할 지역 부검의의 부검 결과와는 다른 내용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경찰관의 무릎에 깔린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면서 고통을 호소하다 숨을 거두는 장면을 행인이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이 널리 공개됐지만 그의 의학적 사인을 둘러싸고 사법 당국과 유족 사이에 큰 이견이 드러난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플로이드 가족의 요청으로 당국과 별개로 플로이드를 부검한 의사들은 플로이드가 “지속된 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플로이드의 시신을 부검한 의사 중 한명인 마이클 베이든은 “플로이드의 죽음을 불러오거나 죽음에 기여했을 수 있는 다른 건강상의 문제는 없었다”면서 “경찰은 당신이 말하고 있다면 숨을 쉴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검 결과는 앞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헤네핀 카운티 부검의가 “외부 충격에 의한 질식이나 교살 진단을 지지하는 물리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과는 명백한 차이를 보인다. 부검의는 플로이드가 당한 압박과 함께 마약류의 영향, 그리고 심장 질환을 포함한 기저 질환이 사망에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약물 검사는 몇주 뒤에 나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가 사용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으며 두 손이 뒤로 결박된 채 땅바닥에 엎드려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뒷목이 눌린 채 숨졌다. 플로이드는 당시 8분 46초 동안 쇼빈의 무릎에 뒷목이 깔려 있었고, 2분 53초 동안 플로이드가 아무런 반응이 없었는데도 쇼빈은 압박을 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 측 부검의들은 플로이드가 약 4분이 지났을 즈음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당사자인 쇼빈은 사건 직후 파면됐으며 3급 살인과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플로이드 압박 및 체포에 동참한 다른 경찰관 3명도 파면됐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플로이드 유족들은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형사 기소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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