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요구했다. 채권단 또한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도 새로운 궤도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은 HDC현산과 재협상하는 과정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C현산은 9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산은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면서 "산은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거래종료일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회신했다"고 덧붙였다.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오는 27일까지 거래를 마치기로 약속했다. 다만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 다양한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이다.
HDC현산 측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계약 체결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가량 증가하는 등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HDC현산 측은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 등 인수 조건에 대해 원점에서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의사를 산은에 전했다"고 밝혔다.
채권단 측에선 HDC현산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기류도 감돈다.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 데다 HDC현산을 대체할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채권단 또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채권단 측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구조조정이 진행됐던 만큼 원칙적으로 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돼 왔지만, 코로나19 이후 경영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현 기자 / 최승진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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