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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숨을 쉴 수 없다” 플로이드, 휴스턴 어머니 곁에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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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대부분 보낸 곳에서 장례식

동생들 “우리 형을 위해 싸워주세요”

바이든 “이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할 때”

트럼프, 플로이드 언급없이 시위 시민에 음모론


한겨레

지난달 25일 경찰의 목에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관을 실은 마차가 9일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하고 있다. 시민들이 따라 걸으며 플로이드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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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9일 생애 대부분을 보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영면에 들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붙잡힌 뒤 경찰관 데릭 쇼빈에게 8분46초 동안 목을 눌려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다가 숨진 지 보름 만이다.

장례식은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에서 유족과 지역 정치인, 활동가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플로이드의 동생들은 “우리 형을 위해 싸워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플로이드의 6살 딸 지아나를 언급하면서 “이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왜 이 나라에서는 흑인들이 그냥 사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 잠에서 깨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시장은 6월9일을 ‘조지 페리(플로이드의 미들네임)의 날’로 선포하고, 경찰의 목조르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들 나머지는 이제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가 숨진 뒤 “나도 숨을 쉴 수 없다”며 인종차별과 경찰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은 물론 전세계로 퍼졌다. 미국 민주당은 경찰개혁 법안을 내놓는 등 제도 개선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이날 추도사에서 “전세계에 걸쳐서 나는 노예주의 자손들이 노예주의 동상을 끌어내리는 걸 봤다. 백인들이 통행금지 시간을 지나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고 말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에, 먼저 잠든 어머니 곁에 묻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이드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첫 흑인 참모총장이 된 찰스 브라운 미 공군참모총장 지명자의 상원 인준 소식을 트위터로 알리고 “미국을 위해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는 오히려 지난 4일 뉴욕주 버펄로 시위에서 경찰에 밀쳐 넘어져 머리를 다친 75살 마틴 구지노에 대해 근거 없는 음모론을 폈다. 그는 트위터에 구지노를 “안티파(극렬좌파) 선동가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가 밀친 것보다 더 세게 쓰러지는 걸 봤다. 설정일 수도?”라고 적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비판을 자초했다.

이런 가운데 뉴저지주에서 비무장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총 6발에 맞아 숨지는 영상이 이날 공개됐다. 뉴저지주가 규정에 따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지난달 23일 오전 교통경찰 랜들 웨첼이 시속 약 180㎞로 달린 모리스 고든의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속도위반 딱지를 발부하려 했다. 경찰차 뒷좌석에 앉아 있던 고든이 차량 밖으로 나간 뒤 실랑이가 벌어지다가 총성이 울렸다. 웨첼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엔엔>(CNN)은 또 지난해 3월28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도 흑인 남성 하비어 앰블러가 경찰 체포 과정에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한 끝에 숨졌다고 9일 보도했다. 현재 이 사건은 트래비스카운티 지방검사가 수사를 지휘하고 있으며, 담당 마거릿 무어 검사는 “대배심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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