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베이니 전 비서실장 대행, CNN과 인터뷰 / “내가 본 발췌본은 사실상 거짓이었다” /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에 맞소송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회고록 내용은 사실상 거짓”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등 ‘볼턴 회고록’을 향한 트럼프 주변 인사들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회고록 출간을 둘러싼 갈등은 볼턴과 미 행정부 사이의 ‘맞소송’으로 비화했다.
믹 멀베이니 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과 관련, 발췌본을 통해 공개된 내용은 “사실상 거짓(factually false)”이라고 19일 말했다.
멀베이니 전 대행은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리들은 볼턴의 책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이 책 내용이 기밀인가, 거짓인가’ 묻자 “둘 다일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발췌본을 봤고 책 전체를 본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그 안에 거짓인 것들이 있을 수 있다”며 “내가 본 발췌본은 사실상 거짓이었다”고 답했다. 회고록을 백악관이 심사해온 것에 대해선 “내가 책 심사 과정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며 심사는 볼턴이 과거 이끌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멀베이니는 회고록 내용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농산물을 추가 수입해 도와달라고 간청했다는 볼턴의 주장을 문제 삼았다.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AFP연합뉴스 |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시 주석에게 중국의 대두, 밀 수입이 미 대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멀베이니는 자신이 회의장에 있었다면서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다른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에 관해 얘기했다? 맞는 말”이라며 “대통령은 시 주석과 얘기할 때마다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농산물 판매가 미국에 이로우니 재선에도 도움되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이 중국에 부적절한 도움을 구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이 두 가지 언급을 합치는 건 정말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 12월 비서실장 대행으로 지명된 멀베이니는 1년여 동안 업무를 수행했으며 올 초 북아일랜드 특사로 지명됐다.
미 언론들은 볼턴이 자신의 회고록 출간을 막기 위해 법무부가 낸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워싱턴DC연방지방법원에 요청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볼턴 측은 법원에 낸 서면에서 책 발매를 중단하기에는 너무 늦었으며 정부가 출간을 막는 것은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측 변호사는 “법무부의 시도는 사실상 볼턴의 발언을 억압하려는 정치적 노력을 은폐하기 위해 고안된 유감스러운 구실”이라며 법무부의 출간 저지 소송을 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법무부는 회고록에 국가 기밀 내용이 담겼으며 볼턴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고용될 당시 기밀 누설 금지와 관련해 맺은 계약을 위반했고 그는 정부 차원의 기밀검토가 끝나기 전에 이를 공개했다며 출간을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소송에 더해 볼턴의 회고록이 공개됐을 때 국가안보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공개 중지를 명하는 가처분 성격의 긴급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추가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겨냥, 책 출간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오고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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