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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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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아첨도…北에 지나친 기대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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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종합)"즉흥적인 한·미 합동 군사훈련 축소 결정, 김정은 요구에 '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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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싱가포르 회담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엔 대북제재 해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한·미 합동 군사 훈련 필요성에 의문을 드러내며 한국이나 참모진과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훈련 축소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도 추가 등장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가운데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지난해 6월 말 '판문점 회동' 등 3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 간의 만남 부분을 일부 게재했다.



싱가포르 회담서 유엔 제재 완화 시사…"지나친 기대감 불러일으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담 말미 "유엔 제재 해제가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열려있다. 생각해보길 원한다"고 답해 김 위원장이 낙관적 기대를 안고 회담장을 떠났다고 회고록은 전했다.

또 회고록은 두 사람이 서로 '아첨'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 질문이 마음에 든다"며 "김 위원장이 정말로 똑똑하고 상당히 비밀에 싸여 있지만 완전히 진실하고, 훌륭한 성격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했다.

아울러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에) 지나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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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싱가포르 회담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김정은 요구에 즉흥적으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축소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도중 한·미 합동 군사 훈련 필요성에 의문을 드러내며 한국이나 참모진과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훈련 축소 결정을 내렸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폭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비싸고 도발적이라는 내용의 불만을 반복적으로 표했다. 연합 훈련이 곧 '달러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해달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상의도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즉흥적으로 답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했다.

테리 선임 연구원은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전 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 그 어떤 참모진과도 상의하지 않았고, 한국 측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테리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누구와의 상의도, 누구를 상대로 한 통보도 없이 그저 김 위원장에게 동의한 것"이라며 볼턴 전 보좌관이 이를 두고 '굴복'이라고 평가했다고 회고록 내용을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전쟁 놀음(war games)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이 한국전쟁에 왜 참여했는지, 왜 아직도 그렇게 많은 주한 미군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고 볼턴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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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AFP





실질적 의제도 없었다…'언론용 행사'로 판문점 회동 추진

남북미 정상이 모두 모였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은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폭로했다.

회고록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했을 때 그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에 볼턴 전 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위원장이 이를 본다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초청했단 사실을 트윗을 보고 알았다"며 "그냥 툭 던진 트윗이 실제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단 사실에 속이 메스꺼웠다"고 회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심지어 당시 회동에 실질적 의제는 없었고, 모두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의도였다고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을 절실히 원한 것은 김 위원장이었다고 거짓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허튼소리. 누가 만남을 간절히 원했는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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