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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전, 인니 화력발전 사업 예정대로 추진… 두산重 숨통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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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및 글로벌 금융기관 반대로 글로벌 석탄 발전사업 잇따라 차질

한국전력(015760)이 인도네시아 화력발전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환경단체는 물론 글로벌 금융기관이 화력 발전 투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면서 남아공에 이어 인도네시아 사업 또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으나 한전은 고심 끝에 진행키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034020)은 해외 석탄 발전 사업마저 퇴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그나마 인도네시아 사업은 진행하기로 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국전력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자바 9, 10호기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안건을 단독으로 상정해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한국전력은 지난 26일 정기 이사회에서는 의결을 보류했으나, 나흘 만에 임시 이사회를 다시 소집해 안건을 가결했다.

조선비즈

조선DB



인도네시아 자와 사업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부 반튼주에 총 2000MW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짓는 정부 프로젝트다. 한국전력이 합작사를 만들어 6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해 완공 후 25년간 발전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건설사로 참여해 52개월간 설계와 조달 및 시공을 하게 된다. 총사업비는 4조2000억원(35억달러), 두산중공업의 수주액은 1조6800억원(14억달러) 규모로 예상됐다.

인도네시아 자와 사업은 그간 환경단체의 반대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전력은 당초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조사 심의를 통과하면 이사회 의결 후 착공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린피스, 기후결의 등 환경단체가 수익성이 낮고, 막대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사업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한전은 "한국이 빠지더라도 다른 국가가 사업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이 인도네시아 화력발전을 지속한다고 밝히자, 추후 다른 사업도 안정적으로 진행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이 지분을 투자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석탄화력발전소 EPC(설계·구매·시공) 공급 계약도 연일 지연되고 있다.

남아공 화력발전소 기자재 공급을 맡은 두산중공업은 2017년 11월 마루베니·한국전력과 1조1500억원 규모의 남아공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가계약을 맺었고, 2018년 5월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남아공 정부에 환경 문제를 문제 삼고 소송을 제기해 3년이 다 되도록 본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본계약은 소송이 끝나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은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의 실적 회복에도 중요한 상황이다. 한국전력의 최근 2년 별도기준으로 2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52.5% 줄어든 877억원이었고, 당기순손실은 495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탈(脫)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외 석탄 산업이 더욱 중요하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5년간 수주실적의 60~70%가량을 해외 석탄 발전 사업으로 채웠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석탄 사업을 줄일 계획이지만, 인력이 남아있고 당장은 사업이 굴러가야 해 해외 일감을 지속해서 수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국가별로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다른 만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을 무조건 막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원전 3·4호기 취소로 기존에 세웠던 사업계획이 다 틀어진 상황"이라며 "국가별로 필요한 에너지 방식이 있는 건데 친환경을 주장하며 남아있는 해외수주까지 놓치면 기업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신흥시장국들은 당장 석탄 발전 설비 건립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빠진다 해도 다른 국가가 사업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며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오염 방지 설비 투자를 강화하는 조건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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