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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일문일답] 경찰 "이춘재, 과거 동생 사망사고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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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결과 65∼85% 일치"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권준우 기자 =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온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의 재수사가 2일 1년 만에 마무리됐다.

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수사 결과 발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배용주 경기남부청장과 반기수(오른쪽 2번째) 수사본부장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0.7.2



경찰은 이춘재(57)가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다른 9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도질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춘재는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동기에 대해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그의 내재한 욕구불만의 표출, 어렸을 때 동생이 사고로 사망한 데 대한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음은 반기수 수사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과거 사건 발생 당시 이춘재를 3차례 수사하고도 용의 선상에서 배제했는데 부실 수사 인정하나.

▲ 당시 증거 수집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

-- 가장 첫 범행이 살인인가.

▲ 살인보다 성폭행이 먼저 이뤄졌다. 이후 살인까지 나아간 것.

-- 첫 살인의 경우 살인 자체가 목적이었나.

▲ 처음부터 살인을 목적으로 했다기보다 성욕에 대한 해소에서 범행에 착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저항해 첫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 욕구 해소를 위해 범행했는데 사체는 왜 훼손했나.

▲ 피해자가 반항을 심하게 한다든지 해서 이춘재가 기분이 나빠졌을 경우 훼손 행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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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수사 결과 발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7.2



-- 이춘재가 전역 직후 첫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 이춘재는 굉장히 가부장적인 가정환경에서 성장했다. 프로파일러들이 면담한 결과 과거 동생이 초등학교 다닐 때 물에 빠져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 그 사건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도 그런 것을 표출하거나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렇게 성장하다가 군대에서 기갑부대에 배속됐고 자기가 탱크를 몰고 앞으로 갈 때 다른 탱크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면서 대단히 큰 우월감을 맛봤다. 군대 이야기를 할 때는 신이 나서 한다. 그러다가 전역 후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욕구 해소와 내재한 욕구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가학적 형태의 범행에 나섰다.

-- 이춘재가 직접 진술한 범행동기가 있나.

▲ 없다. 다만 조사를 마무리한 뒤 경찰이 판단한 범행동기를 말해주니까 본인도 "그런 것 같다"고 했다.

-- 이춘재가 범행 이유를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나.

▲ 그렇다. 이춘재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이다.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피해자의 아픔에 대한 죄책감이 전혀 없다.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진술은 너무 자극적이어서 밝힐 수 없다.

-- 전혀 반성하지 않는 건가.

▲ 반성한다고 말했는데 형식적으로 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술 태도를 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반성, 공감이 없으며 8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 씨에 대해서도 단지 형식적으로 미안함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 사이코패스 검사의 구체적인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 진단검사 결과 65∼85% 일치하는 것으로 나와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종합 평가했다.

-- 이춘재 지금 어디에 있나.

▲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는데 이번 수사 기간에 수원구치소로 이감했었고 지난달 5일 다시 부산교도소로 돌아갔다. 이춘재가 원래 생활하던 부산교도소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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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여 사과하는 배용주 경기남부청장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피해자 및 유가족 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0.7.2



-- 이번 수사를 통해 그동안 잘못 알려진 부분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 있나.

▲ 첫 번째 살인 사건의 범행 시각이 대표적이다. 당시 수사기록에는 새벽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수사본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춘재는 일관되게 퇴근 후 오후 10시께 범행했다고 해서 당시 목격자나 참고인 등을 통해 확인해보니 이춘재 진술이 맞았다. 이른바 8차 사건의 경우 피해자 목 부위에 난 흔적이 장갑에 의한 것인 줄 알았는데 이춘재 진술에 의하면 장갑이 아니고 양말에 의한 흔적이다. 8차 사건 피해자가 속옷을 입은 상태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 씨는 당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속옷을 벗긴 뒤 범행하고 다시 입혔다고 했는데 이춘재는 새 속옷을 입혔다고 했다. 역시 이춘재 진술이 맞았다.

-- 수사는 이제 모두 끝난 것인가.

▲ 오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수사가 마무리된다. 그러면 수사본부는 해체되고 이후 추가로 사건과 관련한 신고나 제보가 접수될 경우에는 미제사건 수사팀에서 맡아 살펴볼 예정이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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