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영혼 없는 관료들이 국정농단을 키웠다"며 공무원들을 다그쳤다. 부당한 명령에는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박근혜정부에서 핍박받던 공무원들을 발탁했다. 어느 여당 관계자는 "영혼 있는 공무원을 발탁한 것은 문 대통령 인사의 백미"라고 했다.
요즈음 검찰을 둘러싼 갈등이 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 수사팀이 동시에 검찰총장을 공격하고 있다. 초유의 사태다. 불현듯 홍성환 경감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그의 근황을 알아보니 지난해 3월 이미 경찰을 그만두고 로스쿨에 다니고 있다. 그는 "불법 시위와 타협하는 경찰에 실망했고 조직에 부담을 주기도 싫어서 스스로 그만뒀다"고 했다. 아직도 공직사회에는 '영혼 있는 공무원'이 설 자리가 커보이지 않는다.
검찰을 둘러싼 갈등은 하루하루 가관이다. 채널A 기자의 부적절 취재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 방식·방향을 놓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 영혼과 영혼이 충돌하고 있다. 누군가가 '깨어 있는 영혼'이라면 또 다른 누군가는 '오염된 영혼'일 수도 있을 것이니 이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이 피곤하고 괴롭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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