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조건 충족을 위해 이스타항공이 필요한 금액은 800억~1000억원 수준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파산 직전입니다. 부채만 2200억원이 넘습니다. 매달 250억원의 빚이 쌓이고 있어 올해 말 부채는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문가들은 250억원 규모의 체불임금도 보통의 M&A 거래상 인수자인 제주항공이 부담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통 인수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체불임금, 채무 등 미지급금은 인수하는 회사에서 지불한다”며 “합병하는 경우에도 합쳐서 생겨난 새로운 기업에 체불임금 의무가 이전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정을 잘 아는 제주항공이 이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 포기’ 강수를 둔 것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대주주 AK홀딩스 관계자는 “올해 선임된 김이배 대표이사가 항공 기획·재무 전문가인 만큼 인수딜과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면밀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대로 인수를 진행했다간 같이 ‘빚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결심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분 헌납’ 발표 후 책임회피라며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제주항공 내부에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인수 포기 명분이 생긴 셈이니까요.
회사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하는 제주항공 입장에선 무리하게 M&A에 나설 이유가 없긴 합니다. 애초에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으려던 목적이 덩치를 키워 국내 선두 자리를 지키려던 것이었는데, 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항공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데 무리한 ‘도박’을 할 필요는 없겠죠.
M&A의 무게 추가 점점 ‘무산’쪽으로 기울면서 5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고용까지 장담할 수 없는 이스타항공 임직원들의 문제만 여전히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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